토크 익명게시판
온라인 권력의 온도차  
0
익명 조회수 : 414 좋아요 : 0 클리핑 : 0
1. 남사친의 이야기
“그 커뮤니티 기억나냐? 성인 커뮤니티 중 하나였는데.”

그는 맥주잔을 들었다.

“거기서 한 여자랑 꽤 오래 대화를 나눴어. 닉네임은 OOO. 무슨 여왕벌처럼 남자들 줄 세우고 그러더라고.”

“어떻게 줄을 세워?”

“남자들한테 먼저 얼굴 사진 보내라 하고, 자기 기준에 안 맞으면 그냥 씹고 차단. 본인은 얼굴 절대 안 까고, 채팅방에서도 항상 명령조였지.”

“그런 사람이랑 대화한 거야?”

“호기심 반, 장난 반이었는데... 나한텐 좀 다르게 대해주더라고. 내가 사진 보냈더니 바로 말투 바뀌었어.”

“어떻게?”

“처음엔 반말이었는데, 사진 보고 나서 ‘혹시 직업은...?’ 이러더니 존댓말 쓰기 시작하더라. 내가 직업 말하니까 그다음엔 바로 만나자는 쪽으로 흘러가고.”

“그래서 만났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만났을 땐 깜짝 놀랐지. 온라인에서 여왕벌처럼 군림하던 모습이랑은 너무 다른 거야.”

“어땠는데?”

“외모도 그렇고… 말투나 태도도 전혀 달랐어. 오히려 수줍고 소극적이더라고. 날 되게 조심스럽게 대했지.”

“그래서 어땠어? 잘 안 맞았어?”

“그냥… 허탈했어. 온라인에선 되게 당당하고 개성 있어 보였는데, 막상 만나보니 뭔가 현실감이 없었달까. 대화도 잘 안 통하고, 흥미도 점점 식더라고.”

“결국 연락 끊었어?”

“내가 먼저 서서히 멀어졌지. 그쪽은 계속 연락했는데, 난 점점 회신 늦어지고, 뭔가 미안해서 애매하게 말 돌리고.”

그는 한숨을 쉬며 웃었다.

“내가 나빴지. 하지만 처음부터 현실과 온라인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어. 겉모습에 기대한 내 책임도 있고.”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어떻게 하긴. 내 외모가 시들지 않을 때까지 내게 오는 새로운 여자들과 즐기는거지. 마음 멀어지면 멀어지는거구. 물 흐르듯"



2. 여사친의 이야기
“그 얘기… 사실 나야.”

그녀는 조심스럽게 커피를 저었다.

“‘OOO’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었어. 성인 커뮤니티에서 말이야.”

“진짜? 왜 그렇게 당당한 이미지로 활동했어?”

“나… 거기선 그렇게 안 하면 무시당했어.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도 그냥 대상화되고, 뭔가 나를 지키려면 오히려 위에 서야겠더라고.”

“그래서 일부러 여왕벌처럼?”

“응. 사진 먼저 요구하고, 조건 안 맞으면 쳐다도 안 본 척 했어. 안 그러면 정말 예의 없는 메시지 수십 개씩 날아와.”

“그럼 실제로 만난 사람도 있어?”

“응. 한 명. 지금 생각해보면… 잘생기고 말도 잘했는데, 나보다 확실히 수준 높은 삶을 살고 있었던 것 같아. 그런 사람에게 내 현실을 보여주기가 겁났어.”

“그 사람은 어떤 반응이었어?”

“처음엔 친절했어.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무뎌지더라. 내가 연락해도 답장 느려지고, 대화도 예전 같지 않았어. 결국 흐지부지.”

“그 사람은 왜 멀어진 걸까?”

“아마… 날 실망한 거겠지. 온라인에선 당당하고 매력 있어 보였는데, 현실에선 그냥 평범하거나 어쩌면 부족해 보였을지도 모르지.”

그녀는 고개를 떨궜다.

“처음엔 나도 아쉬웠지만, 지금은 알아. 온라인에서의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 아니었단 걸.”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이게 허망하긴 한데.. 어디서 내가 여왕 대접 받겠어. 그냥 즐기고 누릴래. 그게 허상이라 해도"


[필자의 메모]
이 이야기에서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았고, 잠시 교차점을 만들었지만 결국 현실의 온도차를 받아들이며 갈 길을 갔습니다.

온라인에서의 권력은 때로 가짜 자신감이 되고, 오프라인의 만남은 진짜 자신을 마주보게 합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관계의 시작이자 끝일지도 모릅니다.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http://redholics.com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익명 2025-07-05 12:41:43
대상화와 품평이 습관인 사람들은 여왕마저도 대상에서 제외하지는 않을 테고, 상호 존중이 기반된 관계에서의 신뢰는 쉽게 깨어지기 어려우니 본문 속 남녀는 유유상종이 맞았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익명 / 그 친구들과 각기 대화를 나누며 느낀 점은 성인커뮤니티에서 잘생긴 남자는 온라인에서 잠시 저자세이고 오프라인 만남부터는 확실한 우위에 선다는 것입니다. 성인커뮤니티에서 평범한 여자는 온라인에서 잠시 우위였다가 오프라인 만남부터는 원래의 위치로 회귀한다는 것입니다. 잘생긴 남자는 쉽게 새로운 여자들과 즐기는 맛에 그러한 습성을 끊지 못하고, 평범한 여자는 온라인에서 이미 눈이 높아져서 평범한 남자에게는 전혀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냥 제 주관적 생각이니 그냥 한 귀로 들으시고 한 귀로 흘려보내셔요.
1


Total : 32245 (1/215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2245 발2 [6] new 익명 2025-07-05 101
32244 [17] new 익명 2025-07-05 408
32243 싸우지들 마시고 저를 위해 new 익명 2025-07-05 214
32242 섹스를 위한 자기관리? [19] new 익명 2025-07-05 406
32241 보빨변태 [5] new 익명 2025-07-05 558
32240 이 글은 여자를 침대로 이끄는 내용은 없다. [60] new 익명 2025-07-05 1666
-> 온라인 권력의 온도차 [2] new 익명 2025-07-05 416
32238 새벽~~혼자 잠이 깨버렸어... new 익명 2025-07-05 507
32237 순전히 가슴만 보고 사귄 20살 여자애 new 익명 2025-07-05 730
32236 운영자님 오늘 정기구독 1년 결제 무통장입금했습니다.. [2] new 익명 2025-07-04 411
32235 오늘 만난 레홀남 [교훈글] [36] new 익명 2025-07-04 1934
32234 서로 그냥(태클 사절요) [5] new 익명 2025-07-04 761
32233 불금 설레는 약속을 잡았는데 [1] new 익명 2025-07-04 469
32232 펑) 그냥 손사진 [21] new 익명 2025-07-04 1228
32231 예전에 좋아하던 직장동료 오랜만에 우연히 new 익명 2025-07-04 580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