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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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숲속에는 '별빛 광장'이라는 이름의 마법의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들어선 동물들은 누구나 자신을 원하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었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고 친구를 사귀며 짝을 찾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 숲에는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암컷 하이에나는 늘 허기져 있었습니다. 그녀가 굶주린 것은 먹이가 아니라, 시선과 인정, 그리고 사랑이었습니다. 암컷 하이에나는 별빛 광장에 들어설 때마다 자신의 털은 치타 무늬로, 목소리는 여우처럼 부드럽게 꾸몄습니다. 그리고는 곧장 그곳에서 가장 매력 있고 지위 높은 숫컷 동물들을 찾아냈습니다. “사자님, 오늘도 멋지십니다.” “늑대 오빠, 근육이 장난 아니시네요.” “표범님, 진짜 대화가 통하시는 분 같아 존경스럽습니다…” 하이에나는 누구에게나 칭찬을 건넸지만, 그 마음속에는 철저한 계산이 있었습니다. ‘사자는 너무 인기 많아 내 차례까지 오지 않겠어. 표범은 어린 암컷만 좋아하는군. 늑대는 외로워 보이니 그 틈을 노려야겠어.’ 그러나 이 숲의 마법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달이 세 번 바뀌자, 별빛 광장은 이제 모든 동물의 진짜 그림자를 비추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예쁘고 달콤한 말로 자신을 꾸며도, 그녀의 그림자에는 여전히 하이에나의 실루엣이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숫컷 동물들은 말없이 자리를 떴습니다. “그림자가… 하이에나였군.” “진심인 줄 알았는데, 결국 고기 냄새만 맡고 왔던 거였네.” 하이에나는 분노했습니다. “내가 뭘 어쨌다고요? 다들 외롭다면서요? 나처럼 다가가 준 암컷은 없었잖아요!” 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습니다. 사자는 사자의 짝을, 늑대는 자신을 믿어주는 늑대를, 표범은 속도가 맞는 표범을 찾아 떠났습니다. 마지막 밤, 별빛 광장에는 하이에나의 그림자 하나만 남아 있었습니다. 예전엔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바빴던 그녀는 그날 처음으로 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뚫어지게 바라보았습니다. 그제야 그녀는 깨달았습니다. 자신은 언제나 남들의 가치에만 굶주려 있었으며, 정작 자신이 무엇을 줄 수 있는 존재인지는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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