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대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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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다혈질이었다. 욱 하는 성격이 있었다. 불이익도 있었지만 한번 ji랄 떨고 설치면 담부터 누구도 함부로 시비 털지 않는 편안함도 있었다. 그러다 계룡대 복무 때 온유한 덕장을 만나 성품을 많이 고쳤다. 진짜 강하다는건 자신 내면의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분은 한없이 관대한 분이셨다. 나는 그분에게 물었다. - 장군님께서는 어떻게 한번도 화를 내지 않으시는지요 - 그렇게 보이나 - 네.. 내적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지 않으시나요 - 사내대장부는 세 개의 "인"을 가져야 한다고 아버님께 배웠네 - 어떤 걸까요 - 어질 인(仁), 누구에게나 너그러운 마음이지 - 네에 - 참을 인(忍), 나를 적대하는 자에게도 너그러운 마음 - 아 그건 힘들겠는데요.. 마지막 인은 뭘까요 - 잔인할 인(忍)일세 - 네?? - 어질고 참아도 안된다면 마지막은 잔인해질 수 밖에 - 그건 뜻밖의 말씀입니다 - 잔인할 정도로 강력한 힘 최후의 보루 없이 마냥 어질고 참기만 하면 정의가 무너지기 때문이지 - 정의가 무너진다는 말씀... - 그치 한없이 어질고 한없이 참아야 하지만 정의가 무너질 때는 단호히 칼을 뽑아야 한다네 - 명심하겠습니다 - 대장부와 졸장부를 가르는 기준이 뭔지 아나 - 말씀해주십시오 - 대장부는 정의가 무너질 때만 잔인해지지만, 졸장부는 불이익이 있을 때마다 잔인해지지 - 아.... - 불의한 일에는 용맹하게 나서되 불이익이 좀 있다고 해서 발끈하지는 말게나 그분은 그후 어떤 불의하다고 여겨지는 일에 용기 있게 총대를 맸다가 최고 계급까지는 못가고 전역하셨다. 세상이 평온하다면 그것은 어질고 참는 사람들이 완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한대의 관용은 이기적인 인간들의 득세를 불러오고 정의가 무너질 수 있다. 어질 인 참을 인 그 두가지로 족하다. 불이익이 있어도 장군님은 어질고 참으라고 하셨다. 그러나 불의한 일에는 잔인할 인을 꺼내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근데 세상 살다보니 잔인할 인을 꺼낼 정도로 불의한 사건이나 불의한 사람은 아직 보지못했다. 다만 내 불이익 앞에서 잔인해지고 싶은 내 어두운 내면만 자각하며 반성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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