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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전의 인과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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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정의가 있는지 회의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살면서 정의까진 모르겠지만 인과응보는 있다고 믿게 됐다. 학창시절 소아마비 친구를 교묘하게 놀리고 괴롭히던 나쁜 친구가 있었다. 보다못한 일짱이 녀석을 혼내주었는데 녀석의 부친이 고위직 권력자라서 오히려 일짱과 담임선생님이 곤욕을 치르는걸 봤다. 어린 마음에 나는 과연 정의가 있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한참 후 동창회에서 녀석의 아들이 뇌성마비라는 풍문을 듣게 됐다. 나는 씁쓸하면서도 왠지 소름이 돋았다. 나는 책과 드라마에서 동학농민전쟁 때 일본군이 기관총으로 농민군을 학살하는 장면을 보고 울분을 감출 수 없었다. 역사의 여신은 오직 승자에게만 미소를 보내는 것일까.. 그러나 조금씩 독서량을 늘리면서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다. 천망회회 소이불루 [天網恢恢 疎而不漏] 하늘에 있는 그물은 크고 엉성해 보이지만 결코 그물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 악행을 저지르면 언젠가는 반드시 벌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 악한 자가 잘되고 선한 자가 고난을 겪는 걸 본다 과연 신이 있는가 묻게 된다 그러나 가끔은 인과응보의 법칙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역사적으로도 그렇다 1. 동학농민운동 때 일본군 200명은 기관총을 동원하여 공주 우금치에서 동학 농민군 2만명 중 1만7천명을 "학살"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일본군은 뤼순 고지의 러시아 참호에 돌격했다 결과는 참혹해서 일본군 8만명 중 5만7천명이 기관총에 쓰러졌다 우금치 전투의 데자뷰가 펼쳐진 것이다 2. 영국의 키치너 장군은 아프리카 수단의 반란군 4만명을 불필요하게 학살했다 그로부터 15년 뒤 영국은 1차대전 독일군 참호에 돌격하다 불필요하게 과도한 인원이 희생된다 "솜 전투"에서 독일군의 기관총에 희생된 영국군은 무려 42만명 ! 프랑스군까지 합치면 62만명의 병사가 한 전투에서 사망했다 학살했던 수단인 4만명이 10배 이상이 희생된 것이다 3. 일본군은 중일전쟁 때 수도 난징을 함락시키고 민간인 12만명을 참혹하게 학살했다 (난징대학살) 그로부터 8년 뒤 히로시마 원폭으로 일본인 12만명이 공기중으로 "증발"되었고 나가사키 원폭으로 7만명 증발되는 등 총 19만명이 사라졌다 인과응보는 있는 것 같다 하늘의 그물이 성기다고 탓하지 마라 악인은 결코 그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사람을 대할 때 항상 신중하고 조심한다. 혹시 내가 그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와 부당한 기분을 들게 한 점은 없는지. 타인을 속이거나 억압하면서 자신을 높이거나 이익을 취한다면 하늘의 그물이 용서치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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