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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익명게시판
꼭두각시, 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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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조회수 : 347 좋아요 : 0 클리핑 : 0
문체가 너무 단문이고 거칠다는 충고가 있어 문체를 순화시켜 보았습니다.
저는 원래 제 문체가 간결해서 좋은 것 같은데, 어쨌든 부드럽게 바꾸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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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난 저녁이면 그녀는 늘 어깨를 반 토막쯤 들어 올렸습니다. 강단의 사람처럼 단단해 보였지요. 임원이라는 직함과 여성학의 문장들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지만, 나는 그 곁에서 미세한 떨림을 먼저 보았습니다. 오래 눌러 둔 숨, 오래 들키지 않으려던 마음의 결.

우리는 시작 전에 약속을 세웠습니다.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은 건너지 않을지. 멈춤 신호와 말의 순서, 손목을 느슨하게 푸는 방법까지. 그 밤을 지탱할 문장들을 벽처럼 세워 두고서, 문을 닫았습니다.

가면을 쓴 사람의 얼굴을 빌려, 나는 조용히 손을 들었습니다. 낚싯줄보다 가는 실이 손끝에서 한 번 떨리고, 그녀의 호흡이 고르게 정리되었습니다. 장력은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은 채, 마음의 고도를 맞추는 느낌으로. 내가 살짝 손목을 꺾자 그녀의 시선이 서서히 낮아졌고, 준비된 침묵이 방 안에 번졌습니다.

그녀는 낮 동안의 언어들을 벗고, 맡길 것들과 지킬 것들을 차분히 나열했습니다. 나는 그 순서를 기억했습니다. 내 손이 올리고 내리는 대로 그녀의 동작이 부드럽게 따라오자, 우리는 각자의 역할 속에서 같은 속도로 걸었습니다. 누가 더 높고 낮은지보다, 어느 지점에서 무게가 옮겨가는지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그날, 한 사람을 더 들였습니다. 불필요한 허세 없는, 약속을 이해하는 사람. 나는 의자에 올라 가벼운 높이를 만들고, 실의 장력을 바꾸며 그녀의 손목과 어깨의 각도를 조율했습니다. 그녀는 내가 일러 준 리듬대로 시선을 주고, 숨을 고르고, 손바닥의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맡김은 무너짐이 아니고, 통제는 강요가 아니라 호흡의 안내라는 것을, 우리는 같은 속도로 확인했습니다.

낮의 카리스마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위치만 바뀌었습니다. 그녀는 스스로의 강함을 접어 두고, 그 강함을 믿고 기댈 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 안의 욕망을 명령어 대신 신호로 바꾸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여기까지.” 내가 손목을 한 뼘 내리면 그녀의 어깨가 고요해졌고, 반 뼘 올리면 눈빛이 다시 빛났습니다. 실은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같은 선 위에 서 있었습니다.

장면 사이사이, 작은 합의가 불빛처럼 켜졌습니다. 고개 한 번, 숨 한 번, 손가락 두 개의 간격. 우리는 그 불빛을 건너며 더 멀리 가지도, 덜 가볍게 머무르지도 않았습니다. 누군가 밖에서 본다면 단지 사람들이 서로에게 기대는 밤처럼 보였겠지만, 우리에게 그것은 오래 미뤄 둔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의식이었습니다.

끝나갈 무렵, 그녀는 창가에 서서 바깥의 불빛들을 천천히 세었습니다. 가면을 벗은 내 얼굴을 보더니 조용히 웃었습니다. “다음엔, 처음부터 너의 얼굴로 시작하자.” 그 말은 허락이자 부탁이었고, 나에 대한 신뢰의 모양이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실을 감아 손바닥에 말아 넣는 동안, 장력도 서서히 풀렸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강함을 부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강함이 기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밤의 장력으로 확인했을 뿐입니다. 그녀는 더 이상 무너지지 않기 위해 강한 체 하지 않아도 되었고, 나는 더 강해 보이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맡김과 통제, 높임과 낮춤이 같은 몸체의 앞뒤라는 것을, 우리는 같은 문장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문을 열고 나오자, 복도의 공기가 맑았습니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했지만, 손끝에는 아직도 미세한 떨림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다음에 다시 정확한 장력을 찾을 수 있다는 약속 같은 떨림이었습니다.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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