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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 (명언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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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이자 칼럼리스트인 시골의사 박경철님이 대학생들을 상대로 주식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그는 타고 난 강연자였다. 웃음을 유발하는 코드를 적절하게 배치해서 지루할 수 있는 주식얘기를 유쾌하게 풀어 나갔다. 그는 강연 중간 통착력과 혜안에 대해 설명하면서 “여기 앉아 계신 분들 대부분은 아쉽게도 그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고로 주식투자와 어울리지 않습니다.”라고 청년들에게 통렬한 디스를 박았다. 화기애애하던 실내 분위기는 순식간에 냉랭해졌다. 동기부여와 격려라는 도파민에 절여진 청년세대다. 어줍잖은 셀럽에게 무시당했다는 모멸감에 몽롱했던 눈빛이 환멸과 증오로 불타올랐다. 그 순간 박경철님 얼굴에도 웃음기가 가셨다. 그는 세상 엄숙한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다. “여기 앉아 계시는 학생분들은 성인이시죠?”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부터 척결해야할 청년의 주적이다. 박경철님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저는 성인을 비난과 농담을 구분하는 것으로 구분 짓습니다. 여기 앉아 계신 분들이 그 정도 지성은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서 드린 농담이었습니다.” 그는 부연설명으로.(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지성이란 지식의 많고 적은 게 아닙니다. 지성은 여유입니다. 자신을 향한 의도적인 공격도 웃음으로 반격할 수 있어야 성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가 위기상황을 모면하려고 택갈이 한 게 아니다. 유머와 위트는 엄연히 구분된다. 유머가 준비된 농담정도라면, 위트는 돌발적인 재치다. 위트는 지성을 요구한다. 지성은 자신감이다. 여유는 성취에서 나온다. 자격지심이 강한 사람은 위트를 구사할 수도, 받아 들이지도 못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소년과 성인은 나이로 구분되지 않는다. 태도로 구분된다. 아이들은 필터 없는 진공청소기와 같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이들에겐 가벼운 농담도 주의를 요한다. 19금영상이 미성년에게 위험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지만 미디어 홍수 속에 안전한 프로그램은 거의 없다. 시간이 어른으로 만들어 줬지만 정작 성인으로 살아 온 날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남은 생이 어른스러워지기 위해서라도 좀 더 노력해야지. 아첨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믿지 않을 것이다. 비난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무시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격려해 보아라. 그러면 당신을 잊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사상가인 윌리엄 아서워드의 명언이다. 두 번째, 세 번째 원칙을 역으로 해석하면 세상엔 어른이 없다는 말도 된다. 세상에 넘쳐나는 게 명언이지만 의미를 새기는 건 쉽지 않다. 그는 처음과 마지막에 대한 격언도 남겼다. [아첨과 격려를 구분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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