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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에 '빠진다'라고 하는 걸까
물에 빠지다. 늪에 빠지다. 함정에 빠지다.
절망에 빠지다.
빠진다는 건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급류 100p
어푸어푸, 늘 그래 왔다.
준비의 시간은 언제나 길기만 했다.
그 긴 고민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있다.
방아쇠가 당겨지면 - 요.시.땅 -
나는 바닥 끝까지 곤두박질친다.
빠져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숨이 막힐 수 있다는 걸 잊은 채,
꼬록꼬록 숨이 모자라 내 존재가 흐려질 때쯤,
겨우 물 밖으로 기어 나왔다.
사실은, 단지 물 위에 떠 있기만 해도 되었을 텐데……
다시 첨벙 빠져든다 해도
내 숨을 따라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떠오르리라 다짐한다.
"사랑은 하는것이 아니라 빠지는거야"
더깊이빠져서 죽어도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