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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 복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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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의 금주와 또 몇 년의 금욕이 그냥 허망하게 지나간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딱히 바라는 것도 없고 워낙 이상형도 없는 성격인지라 극단적 이상화의 필연이라고 할 고립 같은 것도 없었지.
쉬울 섹스 마저 미뤄가면서 얻은 건 아마도 진심에 대한 의미 아닌가 싶다. 상대야 어떻게 받아들이건 적어도 감정에서 올라오는 것들을 나만큼은 알 수 있도록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닳고 해어져 무디게 내뱉을 말이 줄어들었다는 것도 어쩌면 감사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가장 본능적인 말들을 순간적인 충동에 떠밀려 하는 것만큼 지금에 머무를 수 없는 일도 없겠지. 본능 뒤에 오는 고독을 실감할 수 있었던 일은 정서에는 정서밖에 대응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해줬다. 위안을 향한 동침에 거짓은 어떻게든 허무로 드러나게 마련임도 마찬가지. 누구도 도구이기를 원치 않는다 생각한다면 엉킨 욕망의 정중면에서 먼저 도구이기를 자처할 이유도 없다. 양화되는 섹스를 단정할 당위가 내게는 당연히 없다. 하지만 그 극단에서마저 아무 의미도 찾을 수 없다면 그야말로 누구와도 다를 바 없는 존재로밖에 남지 않겠지. 하지만 어쩌면 반복되는 섹스 위에서 반례적인 존재감을 찾기 위함이라면, 그게 나의 것이든 너의 것이든 그 여로 위에서 만나게 되는 일은 앞으로에 있어 격려가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변화는 행동이 아니라 선택의 지점부터 시작되는 일 아닌가. 어쩌면 지금의 나도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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