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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 고래와 대화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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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넘고 열세권이나 배송을 시켜놓고 보니 또 고래가 있었다. 올 들어 삼이 많은데 이것도 세번째네. 이성의 말미엔 꼭 감성이 따라 붙는다. 인간이란 게 어떤 인과를 거쳐도 늘 돌아보고 감상에 빠지기 마련이고, 이성을 발휘해 혼돈을 이해하려 하면 실패에 앞서 감정으로 도피하기도 했던 것 같고. 다른 고래 책에 대해 쓴 지난 글의 댓글이, 다른 말의 같은 반복이었음에도 전혀 반갑지 않았던 건 다름이라는 혼돈이 부재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이해의 여지 없는 이성이 너무 가까워서였을까. 그런 물음을 뒤늦은 오만의 후회로 정리하다 보니, 이제야 조금 알 것도 같다. 뭐 그런거다. 같은 취향의 사람에 대해 아득한 가능성을 제쳐 두고는 거드름이나 피워댔던 것 아닌가 하는 후회. 편견을 우회하고자 했더니 더 거대한 편견에 갇혀서 허우적대는 줄도 모르는 거만함. 변덕처럼 보이는 모순을 이해할 수 없었던 우매함. 취향으로 묶어두기엔 세계는 너무 다채로워서 금세 포기할 때가 드물지 않게 있지 않나. 인정과 포기는 너무도 받아들이기 힘들고 도망쳐봐야 같은 걸 만나서는 막연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태. 시선에 갇혀서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음을, 평생을 들여도 모자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조금은 다행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너의 세계는 이렇게나 웅장하고 경이로웠구나. 라고 말할 수 없는 상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임에도 그래야만 한다면,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그저 바라야만 한다. 너와 나는 피해갔으면 하고 기도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뭔가 할 수 있다면 역시 그 댓글처럼 노력 밖에는 없겠지. 그리고 올해는 시와 소설을 더 읽어야겠다. 아무래도 그게 더 필요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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