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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 간격이 맞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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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끌림은 대체로 감정에서 시작된다고 여겨진다. 호감이 생기고, 설렘이 따라오고, 그 감정이 거리를 빠르게 좁힌다고. 하지만 그런 방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만남에서는 처음부터 다정하거나 적극적인 태도보다 쉽게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쪽에 시선이 더 오래 머문다.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거리. 그 애매한 간격이 불편함보다는 여지를 남긴다.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말의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끌어당기기 위한 말이 아니라, 생각을 거친 뒤에 나오는 문장들. 질문이 많고,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그럴수록 대화는 목적을 향해 나아가기보다 서로의 사고를 확인하는 쪽으로 흐른다. 그 안에는 분명한 욕망이 존재한다. 함께 있고 싶고, 더 알고 싶다는 감각. 다만 그것은 짧은 자극이나 즉각적인 결과를 향한 욕망이라기보다, 사고와 태도가 어느 정도 맞물릴 때에만 의미를 가지는 종류에 가깝다. 이런 흐름에서는 속도보다 동기화가 중요해진다. 생각의 방향, 대화를 대하는 태도, 관계를 소비하지 않으려는 감각. 그 기준이 맞지 않으면 굳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이유도 생기지 않는다. 목적을 앞세운 만남들이 항상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런 방식은 대개 오래 흥미를 유지하지 못하고, 관계의 밀도 또한 쉽게 얕아진다. 그래서인지 점점 더 많은 경우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어디까지 대화를 이어가고 싶은가’가 중요한 기준으로 남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상태가 어떤 이름을 붙이거나 무언가로 정의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어디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오히려 부담이 되지 않는 상태. 그저 알아가는 과정에 조금 더 머무르고 싶은 감각에 가깝다. 어렸을 때 익숙했던 짧고 강한 열감과 달리, 이런 끌림은 시간이 쌓일수록 오히려 안정적인 리듬을 만든다.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지금의 방식이 더 자연스럽게 보인다. 끌림은 항상 감정의 크기로 드러나지 않는다. 때로는 어떤 사람과 어디까지 생각을 나눌 수 있는지, 그 감각이 또렷해지는 순간이 그 자체로 충분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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