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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 동경하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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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년 봄을 기다린다 정확히는 벚꽃을 기다린다 아주 짧은 시간,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가 꽃비로 마지막을 장식하는 계절 절정과 동시에 사라질 준비를 하는 그 장면이 이상하게도 좋았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아주 잠깐이더라도 반짝이고, 사라지는 순간까지 빛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짧더라도 선명하게, 끝이 보이더라도 흐트러지지 않는 쪽으로 그런데 올해는 봄이 기다려지지 않는다 마음이 먼저 동했는지, 아니면 지나간 어떤 기대로부터 조금씩 멀어졌는지 모르겠다 지켜지지 못할 약속 때문이었는지, 고대하던 날들이 다가오는 것이 괜히 신경이 쓰인다 아직도 동경은 남아 있다 다만 예전처럼 그 앞에 서서 환하게 올려다볼 자신은 없다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아, 저렇게 피어 있구나 하고 그 존재를 확인하는 정도로 나는 지금, 봄을 기다린다기보다는 그저 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보고 있는 쪽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봄은 오고 벚꽃은 피고 계절은 제 몫을 다할 것이다 내가 동하든 말든 시간은 흘러가고 무언가는 다시 흐드러질 것이다 나는 그 아래에 서 있지 않아도 계절이 왔다는 사실만은 알게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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