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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 에로티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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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욕망이 채워질 수 없는 결여의 동력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했었다.
뭐.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의 욕망은 여기서 저기로, 그렇게 옮겨 다니면서 애초에 나의 요소가 아닌 것들을 갈망하기도 하며 사는 게 인간적 삶의 추동 윤리라고 믿고 있다. 내 육안이든 심안이든 그 시선의 방향은 늘 밖을 보기 마련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겠지. 한동안 별 생각없이 지냈다. 그 좋아하는 보고 읽는 것도 바라는 인연도 없이 단순함을 쫓고, 뭘 말해야 할지 모르면 그냥 안했다. 근데 아마도 이 덕인지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고 해야할까. 어쩌면 결여가 아니라 결핍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한자가 두 획인 이유는 하나가 없으면 무너지기 때문이라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또 그 음은 간격을 내포하고 있기도 한데, 감안해보자면 본래 결핍의 상태가 인간으로 치자면 혼자라는 것의 속성에도 갖다 붙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뜬금 없는 생각. 에로티시즘이 포르노그라피와 다른 점은 결핍에 있다고들 한다. 굳이 성적 비유에 갖다 붙이지 않아도 사회 문화적으로도 에로티시즘은 긴장을 유발하고 신비를 조성해 우리를 애증하게 한다고 했나. 근데 난 애증보다는 애착이 더 좋은 걸 어쩌나. 개념적 속성이야 거리 금기 긴장 권력 같은 것들이겠지만 애써 욱여 넣어보자면 편안함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신체를 떠나 의식에 가깝다고 한다면 편안함은 매력과는 반비례의 척도겠지만, 상태로 보자면 어떤 사건보다는 분위기나 장에 가까울테고 그건 분명한 연결성이 생기는 일이다. 급격한 흥분보다는 잔잔한 감각의 지속성이겠고, 바꿔 말하면 깊은 친밀 에로티시즘이라고 할 수도 있지는 않으려나. 자기의 무능이나 결핍을 숨기려 과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부풀려 확대하지도 않고, 그래서인지 그 사이의 공간은 궁핍하지 않고 오히려 더 에로티시즘적으로 느껴진다. 모든 사건들이 관계의 연장선 속에 있는 느리고 미세하게 이완된 상태. 이딴 건 아니라고 한다면 뭐, 더 뭐라 해야할까. 하지만 내가 갖고 싶은 건 이런 것들인데 어쩌겠나. 오르가즘도 결국은 이완과 지연의 산물이자 결실아닌가. 구태여 성적인 틀을 벗겨 보더라도, 어쩌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환희는 그렇게 형태를 갖추어나가는 게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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