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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익명게시판
썰.  
12
익명 조회수 : 218 좋아요 : 0 클리핑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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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고 그 글 자체가 마음에 와 닿아서 쓰기도 하고
혹은 글 속에 담긴 의미가 퍽 마음에 남아서 잊혀질까
다급히 손으로 써 남기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그 글에 대한 의미를 다시 되짚어본다.

되짚을 필요 없이
이미 내 마음을 완성 시킨 글이 있는가 하면
찬찬히 다시 되짚어 여러번 되새김질을 하고 나서야
내 마음에 알맞은 표현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내 생각을 추가로 적어 놓기도 한다.

필사란, 그런 재미이다.
하지만 지금 내게 필사라는 건 멈춰 있는 글귀가 아니라
흐르는 시간을 붙잡는 일이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나에게 타임터너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세계와 그다음 시간들이 엉망이 되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잠깐 잡아두고 싶으니까.

초조하게 시간을 바라보며 괜시리 손만 만지작댔다.
멍하니 창밖을 보다가 다시 시계를 쳐다보고 1분, 3분, 5분.
점점 지나는 시간들이 늘어날 뿐이었다.

차에 타자마자 잡고 싶던 손은 눈 앞에서 자꾸 아른거린다.
만나는 동안 내내 조심하며 잡던 손을
이제는 더더욱 아끼고 참아야만 한다는 사실이 야속했다.
혀 끝에 자꾸만 하고싶은 말들이 맴돌았다.
이름을 부르고 손을 잡고싶다고,
이름을 부르고 얼굴을 쓰다듬어 보고싶다고.

그리고, 안기고 싶다고.

남은 시간은 고작 15분 남짓.
통화로 항상 나누던 대화들로 날아간 시간들을 다시 붙잡고 싶었다.
아니, 용기내서 말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보낸 순간들이라도.

"손 잡고 싶어"

그저 흘러나왔다. 용기를 내고 말고 할 것도 없이 툭.
눈은 여전히 네 얼굴을 보지 못하고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 지 모르는 채로 내 손만 빤히 쳐다보았다.
네 손이 날 잡아줄까. 찰나 긴장이 확 되었다.
그리운 네 손이 나를 잡았다.

반갑고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그 손을 안았다.

참고 있다는 네 말에,
미처 숨기지 못한 네 긴장이 머문 곳으로 시선이 닿았다.
참지마. 마음이 소리쳤다.

깍지를 낀채로 한참을 또다시 시계와 손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다. 하. 시간은 참 빠르다.
손가락을 유심히 눈에 담고 내 감촉에 담아냈다.
마디가 굵고 짧게 자른 단정한 손톱.
운동도 하고 손을 많이 쓴 탓인지 투박했지만 관리가 잘 되었다.
그 손을 이제야 눈에 담다니.

무슨 생각이었을까, 라는 생각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내가 너를 원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을 뿐이었다.
몸을 일으켜 어깨를 잡았고 가까이 다가갔다.
잠깐 눈을 마주쳤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너의 입술에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부드럽고 말캉거리는 촉감. 이 입술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그리움을 보상 받기라도 하듯 몇번이고 입술을 포개었다.
그리고 마침내 너의 달콤한 혀를 만났다.

시간이 없음을 깨달은건 나뿐만이 아닌거 같았고,
네가 나에게 물었던 질문이 설레게 만들었다.

"하고싶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발, 네가 너무 간절하다는 마음이 요동쳤다.

망설이지 말길.
이 순간 만큼은 나만을 원해 다가오길 바랐다.

네가 나의 공간으로 넘어오고 다급히 밀고 들어오는 압박감이 나에겐 오히려 해방감으로 다가왔다.
마음 속 둑이 무너지듯,
내 안의 물길이 너를 향해  거침없이 열렸다.
한정된 공간과 불편한 자세마저 우리를 더 애타게 만들었다.

널 위해 기꺼이 근사한 요리가 될 준비가 된 나를,
네가 마음껏 맛봐 주길 바랐다.

그 날 네 이름은 내게 가장 강렬한 자극제였다.
부르고 싶던 네 이름을 부르며 갈망하던 걸 속삭이자 형언할 수 없는 해방감이 온 몸을 감돌았다.

"해줘. 계속 해줘."

멈추고 싶지 않았다. 너를 계속 원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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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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