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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 | 조심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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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멍하니 멍을 때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조심도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것. 어떤 것은 위아래로 움직이고, 어떤 것은 좌우로 움직인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쪽은 먼저 안을 살핀다. 지금 자기 안에서 무엇이 흔들리고 있는지, 어디를 먼저 어루만져야 덜 상할지를 오래 들여다본다. 그런 조심은 대개 부드럽다. 서둘러 규정하기보다, 이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가만히 느껴보려 한다. 쉽게 쥐지 않고, 함부로 다루지 않고, 아직 다 알 수 없는 상태로 조금 더 두는 쪽.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안쪽의 결부터 헤아린다. 겉으로 보면 자기 마음을 먼저 챙기는 일처럼 보여서, 때로는 이기적으로 읽힐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건 무엇보다 먼저 무너지는 자리를 알고 있어서, 그쪽을 먼저 붙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반대로 좌우로 움직이는 쪽도 있다. 이들은 먼저 바깥을 살핀다. 지금의 생활, 맡은 역할, 평소와 다름없는 흐름 같은 것들이 어디까지 흔들릴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그런 조심은 조금 더 단단하다. 무언가를 밀어내기 위해서라기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먼저 형태를 세우는 데 가깝다. 속도를 늦추고, 가능한 범위를 정하고, 흔들린 하루를 제자리로 추슬러 앉히려는 식으로. 이쪽 역시 겉으로 보면 자기 삶을 먼저 지키는 일처럼 보여서, 때로는 매정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자신이 어디서부터 흔들리는지를 알기 때문에 먼저 세우는 질서일지 모른다. 겉으로 보면 한쪽은 더 부드럽고, 다른 한쪽은 더 단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진심의 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둘 다 같은 것을 지키고 싶은데, 움직이는 방향만 다른 것인지도 모른다. 한쪽은 상하로 내려가며 안쪽을 헤아리고, 다른 한쪽은 좌우를 살피며 바깥의 균형을 붙든다. 결국은 둘 다 다치지 않으려는 일일 것이다. 동시에, 상대를 함부로 다루지 않으려는 마음도 그 안에 섞여 있을 것이다. 다만 어떤 사람은 먼저 안쪽을 살피고, 어떤 사람은 먼저 바깥을 살핀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같은 선을 지키는 것, 어쩌면 조심이라는 것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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