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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라이터의 불 하나가 우리의 만남이다.
어색하고도 미묘한 첫 모금의 담배처럼
서로를 천천히 빨아들인다.
이제 우리는 서로를 향해 불타오른다.
서로를 음미하느라 이미 반절정도 온 우리는
끝없이 타오를거란 희망안에서
끝을 향해 무섭게 타들어간다.
너도 나도 끝이있다는걸 알면서도 애써 외면한다.
마치 영원할것처럼
끝자락에 다다른 우리의 불빛은 점점 희미해진다.
검지가 털어내는 몇번의 충격앞에
우리가 함께한 불꽃은 차가운 아스팔트위를
나뒹굴다 결국 소멸한다.
우리는 안다.
꽁초에 아무리 불을 붙여도 더 이상
한모금의 연기조차 만들수 없음을.
그을린 모든 자국들이 우리의 흔적이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