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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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남자에게 전 여자 친구는 공짜 창녀다.’ 라고. 나는 그 이하일지도 모른다. 그저 학창시절에 고백 대신 진학하고도 연락을 주고받자는 쪽지를 건네었던 아무것도 아닌 남자의 문자 한통에, 이미 서른이 다 되어 간호 3교대 시프트 체인지를 소화 후 녹초가 되어도 너에게 달려가는 나는. 달리는 새벽 택시 안에서 허리에 살집이 늘지는 않았는지, 콤플렉스인 큰 엉덩이가 네 맘에 들지 신경 쓰이는 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겨우 발을 내딛어서 이제 너를 만나기 몇 걸음 전에 남자친구에게 걸려온 전화를 꺼 버리는 파렴치한 나는.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나니, 차오르던 네 생각이 내 피로만큼이나 사라진 것 같았다. 그에 비해 넌, “오랜만이야.” 라고 참 가볍고 멋진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구나. 네 길고 큰 손으로 덥석 덥석 기분대로 쉽게 손을 잡는 버릇도 여전하구나. 딱딱하고 까칠해 보이는 짧은 검은 머리칼도 여전하구나. 예쁘고 상쾌하게 지어주던 웃음도 여전하구나. 너는 여전히 참 가볍고 멋지구나. 돌처럼 무거운 나를 함께 가볍고 멋지게 만들어 주는구나. 선뜻 남은 밤을 보내고 싶은 여자로 만들어 주는구나. “씹 할려고 태어난 음탕한 년. 내 자지를 기다린 것처럼 벌름이는구나?” 계속 귓속에 저속한 말을 읊어줘. 뒤에서 그대로 꼭 안아주고 손을 멈추지 말고 휘저어줘 고단할 내일은 준비하지도 않은 나를 혼내듯이 내 삶에 침을 뱉고 네 욕정으로 나를 채워줘. “나 어때?” “존나 예뻐. 너 예쁘고 맛있어!” “널 순수하게 사랑하던 그대로 예뻐?” “널 안는 걸 멈출 수 없을 만큼 예뻐.” 멈추지 않고 너와 내가 부딪히는 소리가, 네 기분 좋은 표정에 정말임이 느껴져. 날 더 예쁘게 만들어줘. 더 깊이 넣어줘 너로 꽉 채워지다 뜨겁게 두근거리는 이 몸이 터질 것처럼. 더 빨리 빨아줘 네가 아니면 줄 수 없을 것 같은 이 기분이 선명해 지도록. 하나같은 신음과 함께 침대에 누워 땀이 흥건해서는 귀엽게 늘어진 네 머리칼과 좆을 사랑스럽게 매만지다 다시 시작 할 수 있게. 다시 가볍고 예쁜 너만의 창녀가 될 수 있게.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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