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재미난 놀이다 여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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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 재미난 놀이다 여섯.
섹스 재미나고 참 좋은데. 이 재미나고 좋은걸 하면서 인생 최대 고민은 처음부터 피임이었다. 난 여자고 남자들이 느끼는 피임의 무게와는 차원이 다른 거라 생각된다. (물론 남자도 자유로울수는 없지만 여자는 당사자니까) 처음 섹스를 하고 5년 정도는 콘돔이나 배란일에 의지하는 원시적인 방법에 의존을 했고 그 사이 몇 번의 고비도 있었다. 몸이 건강한 편이라 생리주기도 칼 같았는데 가끔 생리가 일주일씩 늦으면서 사람 피를 말리는 것이다. 이건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공포다. 걱정이 돼서 임신 테스트기를 몇 개나 사서 해보면 다행히 임신은 아닌데 그래도 임테기를 믿지 못해서 생리가 시작될때까지는 지옥이 따로없다.(이걸 두고 난 러시안 룰렛이라고 말한다) 평소에 남한테 아쉬운 소리 못하는 성격이고 남자한테 나 임신했으니 같이 문제 해결을 하자고 말하기는 죽기보다 싫은 일이라 피임에 항상 신경이 쓰였고 결국 피임약을 먹기로 결정했다. 첫 피임약은 실패했다. 피임약을 먹으면 몇 주간 부정출혈을 하게 되는데 이걸 알지 못하면 뭐가 잘못된 줄 알고 약 복용을 멈추는 사람도 있고 실제 몸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 난 부정출혈이 일주일 넘게 계속됐고 뭔가 잘못된 줄 알고 약 복용을 멈췄다. 그리고 몇 년 후 두 번째 시도를 했고. 두 번째 시도에서도 역시 부정출혈이 있었는데 두 번째는 확실한 피임이 절실했기 때문에 버틸 수밖에 없었고 근 한 달을 버텨서야 피임약에 적응하게 됐다. 피임약이 확실한 피임법이긴 하지만 여자몸에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자가 나서서 피임약을 먹지 않겠냐고 먼저 말을 꺼낸다는 건 여자 입장에서 크게 서운할 일이고 실례라고 생각한다.
내 건강보다 섹스가 더 우선이구나라는 느낌을 여자는 지울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피임약 복용은 그 누구의 강요도 아닌 여자 스스로 필요에 의해 복용하는게 순서상 맞고 혹시 파트너나 애인이 피임약을 먹는다면 남자 입장에서는 비타민 정도는 챙겨주면서 내가 너의 건강도 생각한다고 티좀 내주면 좀 많이 이뻐 보일 것 같다ㅋㅋ(물론 난 내 비타민 내가 사먹는다) 내 몸은 내가 지키는 거고 이마에 배란일 쓰여있는건 더더욱 아니고 믿을 건 나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자는 특히나 피임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몸은 소중하니까. 임신했는데 남친한테 버림받고 그래도 마음 착한 남자 도움받아 수술받은 여자도 여럿 봤고. 임신으로 계획에도 없던 결혼을 했다가 결국엔 이혼한 지인도 봤다. 일 터지고 그 새끼 죽일 놈 살릴 놈 해봐야 무의미. 무쓸모. 왜 당연히 남자가 챙겨야 하는 거지? (물론, 항상 준비되어 있는 남자는 예쁨이다)
둘이 함께 즐기는 거니까 함께 챙겨야 하는 거고 우선은 내 몸에 들어올 거니까 좋은 걸로 여자인 내가 챙기는게 좋지않나?
개인적으로 자기가 쓸 콘돔 초박형으로 챙겨다니는 여자들 보면 그렇게 멋지고 예뻐보인다.
물론 난 노콘질싸를 좋아해서 피임약을 먹기때문에 초박형 콘돔 준비할 기회는 없었고, 처음 섹스를 하게 되는 잘 모르는 파트너와는 콘돔을 하는 게 나를 지키는 길이고.
잃을 게 없는 남자는 무서울 게 없고 무서울 게 없는 남자는 피임 따윈 관심도 없겠지. 이런 부분에서는 여자나 남자나 사람 잘 보고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고 감사하게도 아직 난 무개념 남을 만나지 못했던 행운아. 섹스가 즐거운 놀이임에는 분명하고 피임은 열 번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한순간의 실수로 임신하면 그때부터는 누가 누구를 책임진다는 말도 아무런 의미가 없고, 그 책임의 방법이 결혼이었든, 낙태였든 모두가 상처받을 일이다. 예쁜 당신! 노콘이 좋으니 노콘질싸 하자고 꾸역꾸역 조르는 그런 새끼랑은 빨리 헤어져요~ 그새끼는 당신을 가질 자격이 없어.
그런 새끼를 만나기엔 당신은 너무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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