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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싫은, 반복되는 삶에 지친 여러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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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 싫은, 반복되는 삶에 지치고 무료한 누군가들에게
많이x2 길지만 전하고 싶은 진심



나는 많이 외로웠고 외롭고 춥다.
우리 강아지가 잘 안다. 사람한테 줄 정을 얘한테 다 줬으니까.
근데 하나 오점이라면 말을 못함.


요즘 주변에는 나를 외롭게 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추워지는 날씨, 차가운 공기, 조용한 동네, 고요한 집,
돌아온 불면
TV는 켜기 싫고 배는 고픈데 혼자 밥먹긴 싫다.
이런 주말의 마지막 날은 저녁이나 같이 먹고 싶은데 왜 그리 어려운지 결국 답없이 끝난 대화를 나도 더 이어가고 싶진 않다.
낙엽이 꽤 많이 떨어져 바람에 쓸리는 소리가 들린다. 쓸쓸하다.
혼자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분명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지만..


제 작년 이 쯤 시작됐다. 모든 일의 시초가.
그리고 작년 날이 추워지던 때 출근하던 아침엔 급 불어온 찬 바람에 놀랐고, 저녁엔 얼음장같던 배신의 연타에 정신을 잃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고 화가 치밀어 올라 뭐든 부숴야 했다.
산산조각난 내 멘탈처럼.
제대로 남겨온 물건이 딱히 없다.
잠에 들면 악몽이, 깨어나면 현실이 눌러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졌다.
여전히 그 때 기억은 퍼즐처럼 남아있는데 애써 맞추기는 싫다.
또 하나 여전한 건 악몽. 매번 새롭고 생생하게 지긋지긋하다.
다시 정신과에 다녔고 약에 의존하지 말라 하셨지만 나는 현실이 싫었다. 버려진 내가,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내가 아까웠다.

온전치 못한 상태로 지인의 소개를 받아 찾아간 다음 지옥.
바쁘게 살다보면 잊혀지겠지싶어 무조건 찾아가 근무환경조차 제대로 안되있던 곳에서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해 야근과 밤샘을 밥먹듯 했다. 몸이 상했다.
기본도 안된 사람들이 또, 아니 더한 사람들이 있었다.
어제의 동료는 적이되고 내일의 적은 동료가 되는 이상한 곳
손, 발이 잘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도 되어보고 눈 뜬 장님이란 것도 되어봤다. 마음이 상했다.

잊혀지리라 무던히, 막연히 바랬던 소망은 너무 큰 바램이었는지 큰 핏덩어리 하나가 더 맺혔다.
세상은 나를 가진적이 없다는데 몇번이고 버려진 느낌이었다.
혐오스러웠다. 다시는 마주하고싶지 않았다.
다시 흘러내린 멘탈을 겨우 쓸어담았다. 갈 곳 없는 방황을 시작했다.

일주일 전 쯤 바람에서 씁쓸한 겨울냄새를 맡았다.
낙엽이 날아와 ‘콕’ 박혀 그때가 ‘팍’ 떠올랐다. 외롭던 나날들

죄도 없는데 사람이 싫어 인적이 드문 밤에 내 생활을 시작했다. 살아있으나 죽은듯 그대로 빛을 잃었다.
외로움이 커지고 처량해지기가 금방이었다.
나는 사람이 좋았다. 사람을 관찰하고 대화하는 걸 좋아했다.
그러니까.. 사람이 그리워졌다.
새벽이되면 일부러 24시간 운영하는 카페나 24시 서비스가 되는 곳을 찾아다녔다.
사람이 싫어 사람을 피해 숨었는데, 결국 사람이 그리워 사람을 찾아나선 꼴을 보였다.

어두운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리고 밝아진 아침을 깨우는 사람들이 우르르 돌아다니는 시간, 나는 그 속에서 안정을 찾고 집에 돌아와 쪽잠만 겨우 서너시간쯤 잤다. 그렇게 몇개월간 시간개념 없이 거리를 헤맸다.
....
나도 사람이라고 사람들 속에서 안정을 찾는 나를 보고있자니 눈물과 헛웃음이 동시에 났다.
내 인생에 아무 영향력 없이 스쳐가는 자들에 삶이 뒤틀려 만신창이가 된 내가 있었다. 만신창이.
멍청하고 불쌍했다.


나는 일주일이 넘어가도록 그 기분에 살고있다.
주변에 슬슬 사람을 두기 시작해서 그런지 전에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던 때가 더 생각난다.
재미있었다. 무서운 것도 없었고, 즐거웠다.
오랜만에 봐도 어색하지 않은 좋은 친구들이었다. 당연히 영원할 줄 알았다. 그립고 보고싶을 때도 있다.
다음달 친했던 친구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기로 했었다.
그런데 왜 다 가짜였을까 하필 내가 무너지던 그 때에..


바쁘게 살아라, 순리대로 흘려보내라, 강해져라 천천히, 잘 하고 있으니 그대로 가라, 내가 있다, 나는 너를 믿는다..
나를 위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의 주옥같은 말들이다.
가짜를 비우고나면 진짜를 얻는다.
진심은 진심으로 통한다. 세상의 이치.


승과 패,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딱히 고민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어설 수 있다. 잘 살면서 복수할거다. 하고 일어난 승자가 아니라,
지치고 힘들어 나는 쉬고만 싶다. 아무것도 못하겠다. 하며 패배자를 선택했으니 나는 그 대가를 어지간히 치렀고 얼마 남지 않은 외로움도 감당하는 중이다.


반복되는 월요일이 싫었고, 언제까지 이 생활을 반복하고 살아야 하는지가 매일 출근길 고민이었다.
그런 내게는 꼬박 30년을 워킹맘으로 살아온 엄마가 있었다.
이제는 체력의 한계에 달해 모두 접고 얼마 전 은퇴하신 엄마가 있다.
이 모두를 철저히 비밀로 숨기고 지냈다.
주말마다 집에가면 연기를 했다. 잘 지내는 척..
어쩌다 알게된 엄마는 변해버린 나를 보고 울기만 하셨다.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다. 나한텐 그렇다.
누가 나를 죽이려한다면 엄마는 없는 힘을 쥐어짜 힘을 내 그 자에 맞서고 나를 살린다. 우리엄마는 강하니까.
그런 강한 엄마가 나를 붙잡고 왜 이렇게 변했냐며 우셨다.
결국 엄마를 은퇴의 지름길로 데려간 나는 불효자식이다.




월요일이 싫은, 반복되는 삶이 지치고 무료한 누군가들에게 경험담의 일부 중 일부이지만 이와 함께 전하고 싶은 말은

다 놔보니 다 비워지나 끝은 텅 빈 외로움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동기부여가 되기를 간절히 진심을 전한다.
이제 나는 사람을 믿지 않지만 아직 진심은 진심으로 통한다고 믿는다.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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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7-11-04 20:39:59
그 끝이 텅빈 외로움 이어도 때론 다 놓고 다 비우고 싶다.
익명 2017-10-31 02:21:22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내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것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이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힘겨운 하루의 짐을 벗어나게 하라

"이 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너에게 미소 짓고
하루 하루가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의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로
이 말을 깊이 생각하고 가슴에 품어라

"이 것 또한 지나가리라"

너의 진실한 노력이 명예와 영광
그리고 지상의 모든 귀한 것들을
네게 가져와 웃음을 선사할 때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지속될 일도,
가장 웅대한 일도 지상에서 잠깐 스쳐가는
한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

"이 것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
- Lanta Wilson Smith -
익명 2017-10-31 00:12:54
글 잘 읽었어요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앞으로 좋은일들 가득하길 바랍니다
익명 2017-10-30 22:47:45
저도 인간관계도 안되고 일도 안되고 실패하고 하다보니 계속 악순환이 거듭되서
한때는 살기 싫다는 생각까지 해본적도 있어서 그 마음 조금 이해는 가네요.
그래도 요즘 정말 죽을 각오로 뭔가를 성공하려고 해보고 있고 될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삶에서 이처럼 절실하게 뭔가를 원해본적은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그전에는 월요일 오는것이 당연히 싫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기다려지더군요.
당신의 진심을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 꼭 만나시기를 바랍니다.
익명 2017-10-30 22:35:26
힘내세요 ㅠㅠ 도움필요하시면 꼭 요청하세요.
익명 2017-10-30 22:26:59
뱃지 드렸어요
힘내시고 좋은일이 생길꺼에요
어떻게 마음을 먹냐에 따라 틀려집니다
좌절하지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Everything will be  fine
  제가 제일 좋이하는 영어 문구입니다
모든일들이 잘될꺼에요 라는 말인데
쓴이님도 아자아자 화이팅 하시고
한발 더  전진해보는거에요
말 동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익명 2017-10-30 22:16:47
뱃지 드렸어요
까페 돌아다니다 그래도 누군가 얘기 들어주는 사람이라도 필요하면 쪽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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