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과 임신
11
|
||||||||
|
||||||||
섹스가 본래 생겨난 목적은 자손을 번식시켜 종족의 유전자를 보전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체의 차원에서 섹스란 개체의 생존 자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섹스 도중 적의 공격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번거로운 행위일 뿐이었다. 이에 우리의 유전자는 섹스를 유도하기 위해 섹스의 보상으로서 오르가즘이라는 극한의 쾌락을 설계해 냈다고 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 가장 고등한 지능을 가졌으며 가장 고단계의 사회화가 이루어졌다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은, 또한 발정기가 따로 없이 언제나 임신이 가능하고 성욕 또한 왕성한 종이었다. 이 호모 사피엔스들은 본디 부차적인 보상의 개념이었던 오르가즘의 쾌락을 더욱 극도로 추구하고,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자손의 탄생이라는 책임과 부담은 피할 방법을 추구하기 시작하였다. 일찍이 구약성서에서도 질외사정과 자위행위가 등장할 정도였다. 오늘날 그 어느때보다 피임기술이 발달하여, (이성애자) 인간은 마음껏 상대의 육체를 탐하고 서로의 성기가 결합하고 사정하는 쾌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교육의 부족 및 스스로의 부주의 등으로 여전히 뜻하지 않은 임신 및 중절수술 등으로 고통을 받거나 자초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수 없다. 최소한 섹스에 있어서는 과학의 발전에 무한한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 이제 우리는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누려, 부디 안전하게 서로의 몸을 소중히 여겨, 마음껏 물고 빨고 핥고 엉키고 박고 쑤시며 열락에 빠져 허덕이도록 하자.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