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한 마리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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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저녁 바람 선선하니 창문 열고 저물어 가는 달맞이 휘엉청 밝은 달 달무리 두르고 뭉개 구름 뒤에서 숨바꼭질 내 오늘은 대자로 뻗어자리라 기분좋게 씻고 나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불끄고 달빛아래 달의 정기 받고 있노라니 어둠속에 하늘 하늘 날벌레 한마리 어느 순간 간질 간질 공중에 박수쳐보니 빠알간 선홍빛으로 물든 내 손 네가 모기면 모기답게 소리를 내야되지 않겠니 모기야 네가 나비이고 싶었느냐 그래봐야 정맥 아래 뛰는 붉은 유혹 이기지 못할 것을 그래봐야 내 손아래 피떡이 되어 생을 마감할 것을 이 밤에 남은 것은 왼발 두번째 발가락의 가려움이로구나 이 밤 또 지새우려나 나는 언제쯤 잠들려나 그렇게 또 여름이 간다... 이것은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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