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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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다. 무드등 불빛도 은은히 조용하다. 방금까지 방안을 채우던 소리들은 어디갔나 싶다. 조용히 비어있다. 침대에 누워 살짝 발그레한 얼굴로 천장을 보고 있다. 그런 너의 얼굴을 슬쩍 본다. 내 오른손 바닥을 너의 마지막 갈비뼈 옆 명치끝에 살포시 얹어본다. 누워있는 너의 마지막 갈비뼈는 항상 사람의 눈을 끌어 당긴다. 사람을 갈비뼈로 만들었다던데, 이래서 만든건 아닐까? 라는 위험한 생각도 해본다. 갈비뼈 안엔 뭐가 들어있을지 궁금하다. 이 공간 밖에서는 내보이지 못하던 것들이 이 안에 숨어있을까? 내가 모르는 것들도 저 안에 있을까? 심장이 뛰는 진동이 느껴진다. 숨도 바쁘게 들락날락거리지만 요란스럽지 않다. 심장뛰는 진동과 횡경막의 움직임이 손바닥에 전해진다. 오늘은 평소보다 진동이 조금 빠르고, 체온도 높아 따뜻하다. 술기운 때문일까? 아니면 조금전까지 방안을 채우던 노력들 때문일까? 내 시선은 목덜미를 훑다가 쇄골 밑으로 내려온다. 항상 봐도 봐도 보고싶은 너의 가슴이 보인다. 표현자체가 상투적이다. 봐도봐도 보고싶은게 이세상에 있기나 할까 ? 매번 다른 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하얗다. 하얗고 빨갛다. 피부가 하얘서 약간 발그레해 진 것이 더 은은하다. 살며시 그녀의 귓바퀴에 속삭여본다. "해도 돼?" "뭘 ?" "키스 " "어디다 ?" 말없이 그녀의 쇄골과 젖가슴 중간쯤에서 심장뛰는 소리를 입으로 찾아본다. "방금 끝났잖아" 라면서 그녀가 나른한 듯 애교섞인 목소리로 물어본다. "그래서? 싫어?" 라고 속삭이며 귀를 깨물어 준다. "흐으" 알 수 없는 의성어로 그녀는 대답을 대신한다. 대답은 중요하지 않다. 해석은 내맘대로니까. 다시 꽉 채워줄거야. 그게뭐든, 어디든. 채울곳은 많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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