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익명게시판
시한부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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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조회수 : 7430 좋아요 : 10 클리핑 : 6
제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통첩을 받았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막 하늘이 무너지진 않네요.
덤덤합니다.

돌이켜보면 그닥 좋은 삶은 아니었네요.
적당히 남들만큼 아프고
적당히 남들만큼 웃었습니다.

10대때 그리던 내 나이대의 삶과는 굉장히 거리가 있는,
그냥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사는 삶이었고
죽을만큼 열심히 한 것도 없어 후회가 됩니다.
근데 아 ㅅㅂ더 살고 싶다!!!!!라는 생각도 안드는거보니
이루어 놓은 게 없는 모양입니다 저는.
가진 게 많을수록 삶에 집착하게 되잖아요?
근데 그냥 덤덤합니다.

생각해보면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나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친구이고
어쩌면 누군가에겐 진짜 좋은 사람일수도 있는데
내 주변사람들이 내 소식을 들으면
슬퍼하겠구나 라는게
생각보다 되게 힘드네요.
아직은 아무도 모른지만요.
웃긴건 남들이 슬퍼할까하는  생각보다
내가 죽고나면 그들은 날 어떤 사람으로 기억할까
하는 생각이 더 들어요.
진작 그렇게 생각했다면 더 좋은 사람으로 기억됐을텐데.

오늘 미세먼지가 짙었어요.
그래서 옥상에서 끊었던 담배도 피워봤습니다.
어차피 죽을건데 뭐 낄낄 이러면서
괜히 유쾌한 척도 해봤어요.

이렇게 되니까, 별 거아닌게 새삼 새롭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차들도 신기하고
내가 미워했던 사람들도
그럴수 있지 라고 용서하게되고
교복입은 학생들보며 아빠미소짓고
아무것도 모른채 술 한잔 하자하는 거래처 직원이 웃기기도 하구요.

뭐....
솔직해지자면 무섭긴해요.
죽음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정말 사후세계가 있을까 고민도하고
남은 짧은 생은 어떻게 살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 봅니다만,
그냥 살던대로 살다가 가기로 했어요.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은 주어지지 않아요.
세상이 불평등한건 각자 가진 재산때문이 아니라
각자에게 할당된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다만, 저는 제 시간을 알차게 쓰지 못한거 같아서
그게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즐거워요.
이렇게 되니까 욕심도 없어지고
친구들 술 먹으며 떠드는 것도 다들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진정 마음을 비우는 게 이런거구나 싶어요.

레홀님들!
뻔하고 상투적인 말이지만
지금 할당된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쓰셨으면 좋겠어요.
아마도 그러면 먼훗날 후회도 없을테니까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http://redhol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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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9-03-04 22:45:16
이런 글에, 제 마음도 담담하다는 사실이 저를 더 슬프게 하네요..
익명 / ㄱㅆㅇ)사실....뭐 별거 없어요 누구나 겪는 일을 미리 겪는거니까요.
익명 2019-03-04 22:02:04
요즘은 위로를 잘 못하겠어요
슬픈 사람의 맘을 말로 한번 더 힘들게 할까봐...
쓰니님께 뭐라 말하면 좋을까요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많이 웃으시길 빌어요
슬픔보다 즐건 일이 많이 일어나는 나날이길 멀리서 기원하겠습니다
익명 / ㄱㅆㅇ)충분히 위로 잘 하시네요. 제가 힘이 나는걸 보니ㅋㅋ감사합니다
익명 2019-03-04 21:42:41
대단한 분이네요
소중한 시간 값지게 보내실 수 있을거예요
응원합니다 마음나눔 고맙습니다
익명 / ㄱㅆㅇ)응원 감사합니다. 값지게 보내고 가겠습니다
익명 2019-03-04 20:38:0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모르겠지만..아무쪼록 지금 느끼시는 즐거움 생각하는 기간보아 훠어어어얼씬 길게 누리실 수 있길 바래봅니다.
익명 / ㄱㅆㅇ)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시간이 짧으니 더 작은 즐거움에 집중하게 되네요
익명 2019-03-04 20:37:24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세요. 떠나는 사람도 남는 사람도 후회 없게..
익명 / ㄱㅆㅇ)감사합니다. 그냥 묵묵히 잘해주고 있습니다. 요즘 너 왜그래? 라는 말에 괜히 찔리네요ㅎㅎ
익명 2019-03-04 19:30:32
얼마나 놀라고 당황스러우실까 싶습니다. ㅜ
익명 / ㄱㅆㅇ)처음엔 그랬는데...지금은 그냥 덤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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