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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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벌집 쑤셔 놓은듯 바늘 자국이 선명한 턱을 도도하게 들고 병원을 나섰다 상황봐서 불편하면 리터치 받으러 오시라는 간호사의 말을 뒤로 하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는 관전을 즐기고 고통을 즐긴다 남이 하는 섹스를 엿보는게 그렇고 수 십개의 주사바늘이 내 몸 여기저기 꽂히는 것도 그렇다 기본적인 신상조차 모르는 남녀가 만나 정사를 즐긴다 암캐의 끊어질듯한 신음소리는 관전하는 나의 저 밑바닥을 젖게 만들고 두 남녀의 변태적인 SM행위는 이미 관전 따위는 관심 밖이다 마취 연고를 바르고 간호사의 지시대로 침대에 누웠다 훅~알콜향이 코 끝을 자극하는가 싶더니 알콜 솜이 내 얼굴 위를 돌아 다닌다 그 고통을 알기에 배 위에 가지런히 놓인 두 손은 이미 손톱날을 바짝 세우고 있다 힘을 빼라는 의사의 말에 관전을 떠 올린다 얼굴이 전혀 생각 나지 않는 두 사람 눈 코 입이 없는 밋밋한 두 남녀가 어색한 듯 인사를 나누더니 키스를 한다 가벼운 입맞춤이 설왕설래 딥 키스로 이어진다 큼지막한 남자의 손은 여자의 목덜미를 지나 봉긋한 가슴팍을 움켜 쥐더니 점점 아래로 내려가 클리를 문지른다 간간이 들리는 신음소리 나는 소리에 예민하다 여자의 주인인 남자도 그러하다 점점 더 손에 힘이 들어 가더니 글로만 보던 시오후키를 선물한다 뿌연 물이 울컥울컥 분수처럼 내 뿜더니 남자의 몸 위로 흩어진다 힘없이 늘어진 여자를 펠라의 자세로 이동하는 순간이다 따끔한 주사 바늘이 턱을 뚫고 들어 왔다 곧이어 또 한 방... 또 한방... 고통에 감각조차 잃어버린 얼굴은 평온해 졌고 무서움에 날을 세웠던 손톱은 이미 선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밋밋한 얼굴의 여자가 고통인지 쾌락인지 모르는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있다 뾰족한 바늘로 얼굴에 자수를 놓은듯 빨간 꽃이 그려진 여자는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다 관전은 그렇게 끝이 났다 고통이 행복이 되는 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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