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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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운전하는 그가 괜히 미워졌다.
예전에는 어느 한군데라도 나에게 닿지 않으면 죽을거처럼 굴더니 벌써 변해버린건가 싶기도했다. "자기야, 뭐 고민거리 있어?" "어? 갑자기 왜?" 마음 속 섭섭함은 감추고 아무렇지 않은 척 이야기했다. "생각 깊이 할때의 미간이야, 지금" 살짝살짝 나를 바라보며 말하는 그. 내 상태를 잘 알아보는 그사람의 모습에 마음이 살짝 풀어진다. "아...생각할게 좀 있어서." 정말로 생각을 다 정리하지 못했다. 그동안의 애정 표현을 곱씹으며 그가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단서가 있었는지 살펴보았다. 그때 나를 먼저 안아주지 않았는데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이야기한지 꽤 되었지 카톡도 매일 내가 먼저 시작한거 같은데 이런 생각이 쌓아질 때 "사랑해" 내 허벅지에 온기를 조금 더 전달하려는 듯한 손 움직임과 더불어 좋아하는 저음으로 단단하게 전해져오는 말. "알고있는거야?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잘몰랐는데 해야할 말을 잘 한거 같네. 난 항상 자기 사랑해. 알고 있지?" "아니.. 요새 자기가 나에게 표현을 잘 안해서 모르고 있었어." 어색한 공기가 흐르고 그와 더불어 어색하게 흘러버릴거 같은 우리관계때문에 살짝 무서움이 찾아왔다. 허벅지에 놓인 그의 손이 잠시 멈칫하더니 무심하게 자동차 핸들로 돌아갔다. "그런가...? 내가 요새 표현을 잘 안했나?" 아무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아무것도 없는 시간이 조금 흐르고 그가 말을 꺼냈다. "요새 자기가 주는 사랑을 받느라 정신없기는 했지. 나는 사랑받아본 적이 별로 없어서. 사실 많이 어색하고 어떻게 자연스럽게 행동해야할지도 잘 모르겠더라. 그런 고민을 하고 있긴 해서 내가 자기에게 표현을 잘 못했을 수도 있겠다."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눈을 오래 보고 싶었지만 운전하는 사람에게 그걸 요구할 수는 없었다. 근처 세울 곳을 찾고 싶어서 눈을 창밖으로 돌려보니 공원 표지판이 보인다. "산책 좀 하고 갈까?" 걸으며 우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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