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글] 괴팍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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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많이 피곤한지 저녁을 먹자마자 졸음이 쏟아졌다. 이 시간에 자다 중간에 깨버리면 불면의 새벽이 될 텐데. 졸음을 쫓으려고 보던 유튜브는 어느새 다음 영상으로 넘어가 있었다. 핸드폰을 들고 있던 손은 꼬꾸라지길 반복하다 이내 나는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대학교 친구를 만났다. 외국에서 온 세 친구였는데 한 명은 그렇다 쳐도 다른 두 명은 친하지 않은 친구들이다. 아니 그 두 명 중 한 명은 아마도 가상의 인물이었다. 치킨집이었다. 나 혼자 치킨을 먹으려고 시켜서 앉아있었다. 밖을 보니 그 3명의 친구가 있어 인사를 하였고 그들은 나와 동석을 하였다. 다 같이 밖에 나가 근황을 이야기하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하늘은 일몰 직전의 빨간 하늘이었다. 갑자기 웬 큼지막한 비행기가 등장하였다. 여객기처럼 보이는 비행기는 오른쪽 상공에서 왼쪽으로 가파르게 날아올랐다. 저거 봐. 비행기가 이상해. 왜 저렇게 날지? 이내 그 거대한 비행기는 수직 낙하하며 땅에 꼬꾸라지듯 추락하며 폭발하였다. 폭탄이 떨어진 듯 거대한 불길이 치솟았고 검은 연기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한 5킬로 정도 떨어진 듯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일로 보여 나는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세 친구는 그사이에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나는 빨리 이 사실을 알리려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지도 앱을 켜서 사고가 난 지점이 대략 어느 방향인지 확인을 하였다.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OO구 쪽에 비행기 추락하면서 폭발했어. 빨리 대피해야 해!!!! 전화를 받은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말하였다. 본인은 볼 일이 있어 그쪽으로 가는데 괜찮을 것 같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나도 모르게 험한 말이 나왔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그쪽으로 가면 안 된다니까!! 엄마는 이미 그 사고를 알고 있다는 듯이 나보고 집에 저녁 차려놨으니 가서 밥이나 먹으라 했다. 말이 안 통해서 끊었다. 아빠한테 전화해야지. 형한테 전화해야지… 잠에서 깼다. 노란 스탠드 불은 켜져 있었고 안경을 쓰고 자서 눈이 뻐근했다. 시간을 보니 두 시간 정도 잠을 잤다. 눈을 감고 계속 누워있었다. 하. 다행이다. 아주 가끔 이런 괴팍한 꿈을 꾼다. 어쩔 땐 상상도 못 할 잔인한 꿈을 꾸기도 한다. 꿈의 스토리 전개를 되짚어보면 이 꿈의 근원은 무엇인가 궁금해진다. 본래 꿈은 나의 기억과 상상의 일부분이라 한다. 내가 아는 것의 한도에서 발생하기에 내가 모르는 외국어를 꿈에서 유창하게 할 수는 없다고 한다. 요즘에 일과 이직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엄청 큰 스트레스는 아니지만 이번 주에 면접이 두 개 잡혀있는 게 신경이 쓰였나 보다. 비행기 추락은 길몽일 테지만 가끔 꾸는 이런 괴팍한 꿈이 너무 괴팍하여 놀랍다. 꿈이라서 안도가 되면서도 꿈에서 발생한 작은 일들을 되새겨보면 마음이 좋지만은 않다. 어쨌든 다행이다. 꿈이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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