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오프모임 공지.후기
11월 레홀독서단시즌2 후기 - <용서의 나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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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조회수 : 399 좋아요 : 0 클리핑 : 0



날짜시간 :  2024.11.16. 17:00 ~ 20:00
장      소 : 서울 마포구청역 인근 레홀독서단 아지트~~
모임목적토르디스 엘바의 <용서의 나라>를 읽고 느낌 공유하기
참여방법 :  독서단 모집 공고가 뜰 때 젤리언니에게 신청하기 (과거에 쓰셨던 글들이 많이 참고됩니다.)
참 여  자 :  젤리언니, 120%쿨, 쿠로키, 맥캘란, 그리고 나그네 (관전 섹시고니)

개인 사정으로 2달간 참여를 못했기에 - 야설 토론 및 바비큐 파티를 놓치다니ㅠㅠ - 새로운 토론 공지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신청을 한 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일단 대뜸 든 생각은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책을 썼다고? 테드TED 강연까지 함께 했다고? 라는 의문과 충격이었습니다. 잠시 내용을 간추려볼까요?

1996년 아이슬란드의 16세 소녀였던 토르디스 엘바는 교환학생으로 온 호주 출신 18살 톰 스트레인저와 사랑에 빠져 행복한 첫 섹스를 나눈 후 공개 연애를 하게 되지요. 톰이 아이슬란드를 떠나기 전 크리스마스 댄스 파티에서 사건은 시작합니다. 이미 만취한 토르디스는 파티를 제대로 즐기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되고 톰은 그녀를 들쳐없고 그녀의 방까지 데려다 줍니다. 그녀때문에 마지막 파티를 망치게 되었다는 분노 때문이었을까요? 의식은 있으나 몸은 가눌 수 없었던 토르디스를 톰은 무려 2시간이나 범합니다. 그녀에겐 지옥같았을 7,200초, 그것도 자기가 사랑하는 연인에게서라니… 

톰의 행위가 강간이며 그건 자기 탓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몇 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톰에 대한 보복 섹스로도 또 그의 면전에다 “넌 날 강간했어” 라고 외침으로도 그리고 알코올 중독과 섭식장애로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토르디스는 2005년 톰에게 답신을 확신할 수 없는 이메일을 보냅니다. 
“ 널 용서하고 싶어 “  
톰 역시 그 사건 이후 자기자신을 혐오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 후 8년간 300여통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토르디스에게 참회와 후회의 마음을 진솔하게 전합니다. 

그날의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둘은 호주와 아이슬란드의 중간 지점, 화해와 용서의 땅 케이프타운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넬슨 만델라의 나라 남아공의 수도 케이프타운은 Rape Town 으로 불릴 정도로 살인, 성폭력이 비일비재한 위험한 땅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7일간 케이프타운 이곳 저곳을 다니며 이메일에 담지 못했던 서로의 솔직한 의견을 나눔과 동시에 서로가 외면하려 했던 기억의 퍼즐들을 짜 맟추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 토르디스는 톰을 용서하기로 하고 톰은 이 소통 과정을 기록으로 담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함께 협업하기를 오히려 토르디스에게 제안합니다. 그 결과 이 책과 테드TED 강연, SLUT WALK 운동 동참의 형태로 이어졌습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용서입니다. 과연 이런 일에 용서가 가능할까요? 또 용서만이 정답일까요? 또 톰은 용서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지요. 저는 용서 역시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며 그 선택은 당사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르디스는 용서를 통해 트라우마를 벗기를 원했고 토르디스가 보기에 톰은 용서를 받을 만 했다고 느꼈기 때문일 거라 추측해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영화 <밀양>의 전도연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본인이 너무 괴로워 종교의 권유대로 아들의 유괴살인범을 용서하면 마음의 평안을 얻을수 있을까 했으나 이미 자신은 하나님의 용서을 받았다는 살인마의 평온한 태도에 분노하며 아직 자신이 용서하지 않았는데 누가 용서할 수 있느냐며 오열하지요)  과연 용서란 무엇일까요? 

많은 우려와 반대속에 열린 테드TED 강연에서 한 청중이 토르디스에게 묻습니다. 
“당신과 톰은 지금 무슨 사이인가요?” 
“우린 지금 협력자 사이 입니다.”



토론회에서 여성분들이 느끼는 일상의 위협들 사례를 통해 우리 주변에도 아직 다양한 성폭력의 위험을 느끼는 여성분들이 절대다수라는 걸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도, 레홀러 여러분들도 기꺼이 협력자로 나서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그네
응답하라 1972
섹스는 카트린 M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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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삭 2024-11-18 14:49:55
참여는 못하지만 꼭 한번 읽어볼께요
나그네/ 예 아사식님께도 의미있는 책 되었으면 좋겠네요.
기니디리미피 2024-11-18 11:19:05
생각보다 성적인 피해 당해보신 여성분 많은듯 합니다ㅠㅠ
나그네/ 노골적 의도가 느껴지지만 딱히 신고하기엔 애매한 그런 불쾌한 경험들도 너무 많다고 하시더군요. ㅠㅠ
russel/ 모두 당하게 된다, 그렇게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기니디리미피/ 저도 친구들한테 몇번 듣기는 했는데 대중교통도 그렇고 ㅠ이구구
russel/ 남녀 각자가 당면하는 세계는 대단히 다릅니다. 간단히 말해서 여자는 만만해뵈서 겪는 좆같은 일이 존나 많습니다. 예컨대 요즘은 그럴 일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여성들은 과거에도 현찰을 많이 들고 다녔습니다. 왜냐면 택시기사가 카드기 고장났다 이러면서 현찰 결제 요구하거든요. 자영업자들한테 남자가 카드 내미는거하고 여자가 카드 내미는거하고 경험이 많이 다릅니다. 전자는 어지간하면 군말없이 받고 은근 현찰 유도하거나 풀죽는 모습 보이지만 후자는 아주 당당하게 당연히 현찰이라는 듯이 대하는 경우 적잖습니다. 거기다 대체로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육을 많이 받고, 여자들도 분쟁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성향이 강해 그런지 순응하는 편이죠. 일상 상거래도 이런데 성적인 부분은 어떻겠어요? 개저씨란 말 잘 도는데 개저씨들은 지가 개저씨인줄도 모릅니다. 외려 매너있고 나 정도면 괜찮고 어디 빠지는거 없다는 구제불능의 자의식으로 똘똘 뭉쳐있는게 태반이죠. 추태 부리지 않고 여성에게 개좆같은 경험을 주지 않으려면 내가 하는 행동이 개좆같을 수 있는거라 의식하고 제발 자기객관화라는 것을 하며 자기 관리를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 기준을 냉정하게 설정해 그 틀 안에 들어가려고 해야지, 안그럼 지 혼자 정신승리하며 지낼 뿐, 결과적으로 그냥 막사느라 개인차는 있겠지만 추하게 망가져가는거죠.
어디누구 2024-11-18 11:05:30
후기 잘 봤습니다. 용서도 기함 할 일인데 둘이 같이 책을 쓰다니.... 책한번 읽어봐야겠네요
나그네/ 예 해답 보다는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어서 저는 정말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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