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오프모임 공지.후기
레홀독서단 4월 후기 [마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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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홀에서의 독서모임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람의 게시물도 기웃거리고, 또 때론 쪽지를 통해 대화가 진행되기도 하였지만, 
선뜻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볼 용기는 없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레홀 독서모임을 알게 되었고, 정해진 주제를 가지고 좀 더 깊이, 그리고 좀 더 안전된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해볼 수 있겠다 싶어 참가 신청을 하게 되었죠. 
 
보통 처음 오게 된 사람이 독서모임 후기를 쓰게 되어있다더군요. 모임 후 집으로 돌아온 뒤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쓰려 하였으나 무언가 쉽게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벌써 1주일이 흘러버렸네요. 그리하여 약 2-3시간 동안 여러 사람들과 나눴던 수많은 말들이 하나하나 휘발되더니 결국은 생생하게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후기는 참여 멤버들의 공통된 의견을 정리하여 말씀드린다기 보다는 제 주관적인 감정과 의견이 많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혹시나 ‘이건 좀 아닌데..’싶은 표현이 있거나 의견이 여기에서 보인다면 전적으로 제 기억상의 오류이거나 제 개인의 생각임을 먼저 염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 모임의 주제는 ‘마광수’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그 동안은 관심없이 이름만 들어봤던 ‘마광수’에 대해 이번에 처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워낙 쓰신 책들이 많아 한 두권을 골라 다 같이 읽기 보다는 각자가 손에 가는 책들로 따로 읽어 왔는데요, 각기 다른책들을 읽고 왔었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던 토론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설은 소설대로, 에세이는 에세이대로 비슷한 것들이 많이 반복이 되어 있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 마광수 책의 첫 인상은 ‘시원함’ 이었습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 시대 상황을 생각했을 때 더욱 놀랄만큼 개방적인 성적 표현은 무언가 시원함 마저 주더군요. 
더군다나 ‘교수’란 직책을 달고서, (거기에 ‘명문대’라는 양념까지 곁들어 있지요) 이렇듯 외설(과 예술사이라고들 말하지만) 적인 표현들을 거침없이 표현해내는 것이 쉽진 않았을 거라고. 
결국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이 발생하게 되지요. 이 책으로 인해 문단에서 어려움 당하고, 감옥도 오가고, 교수직도 위태로워졌습니다.
 
마광수 교수는 “저들은 섹스는 좋아하면서, 나는 싫어한다” 라고 푸념했다고 하지요. ‘위선떨지 말라’라고 외치며 말이죠.
 
그런데 마광수 교수의 책들을 읽어내려 가면서 (저 같은 경우는 약 4권 정도를 읽고 모임에 참여하였습니다. 다른 분들도 여러권들씩 읽고 오셨습니다.)
점점 어떤 불편함과 함께 의문점들이 올라오더군요. 
뭐랄까. 자신만의 성적 판타지와 이성을 보는 선호도가 상당히 편파적인 느낌이랄까. 
굉장히 현실적인 느낌이면서도 동시에 ‘그렇게 까지’ 봐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극과 극으로 치우친 느낌 마저 들었습니다.
 
책에 나온 이성을 보는 태도는 항상 ‘외모’였고, 그 외의 것들은 전혀 논하지 않더군요. 
남자는 언제나 이성을 보고 발정하고, 발정하지 않는 것은 (정말로 발정하지 않는게 아니라) 위선을 떠느라 안그런척 하는 것이다 라는 식의 태도가 일관적이게 나와 있었습니다. 
 
한 개인으로서 이성을 보는 시각을 너무 보편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죠.
어느 책인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이렇게 메모된 글이 있더군요. 
 
“숏커트로 얼굴을 온통 드러낸 여자는 징그럽다. 무섭다. 너무 비밀이 없다. 엿보이는 것이 없다.
그래서 당당해 보이기는 하지만 관능적이지는 않다. 나는 머리를 길게 기르지 않고 짧게 자르고 다니는 여자들을 증오한다. 그런 여자들은 반드시 건방지고 기가 세다."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받으려면 무식하고 우락부락한 깡패처럼 행동해야 한다.”
 
"여자들은 신체구조상 거의 예외 없이 마조히스트이기 때문에 일체의 책임감이나 의무감으로부터 면제받고 싶어한다.”
 
앞뒤 문맥 없이 이 문장만 떼와서 보기엔 논란의 소지가 있을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자칫하면 잘못된 이성관을 심겨주진 않을까 걱정스러운 지점이 있기도 했습니다. 
 
성에 대해 숨기며 쉬쉬하기 보다는 분명 수면 위로 드러내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자유롭게 즐길수 있어야 하겠지만.
마광수 교수 개인의 편협한 성의 선호는 적절히 분별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을 얘기하며 짧게 정리해본다면,
'마광수 교수의 책, 처음에는 거침없이 발설하는 시원함을 주었으나, 점점 더해지는 그의 편협한 성의 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입니다. 
 
여기까지. 독서모임에 대한 후기를 마치려 합니다. 
더 많은 말들이 나왔던 것 같은데, 혹시라도 느낌있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다른 후기를 통해 더 나누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짧은 모임이었지만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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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레이 2019-05-06 22:22:18
마광수의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들,  성애론이나  인간 같은 수필집을 읽어보세요.  소설은 저도 그닥 좋아하진 않아도 에세이에서  이른바 '광마사상,  마광쉬즘'  사상을 더 잘 알수 있습니다
레이넌 2019-04-24 21:20:21
시대를 앞선 그리고 생각이 많은 책이었으나
많은 생각들이 그냥 나열되어 연결되지 않은 느낌이었던걸로 생각되네요 다시한번 찾아봐야겄어요
레드홀릭스 2019-04-24 21: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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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고니 2019-04-22 12:04:16
마광수에 대한 참여자들의 의견을 잘 정리해주신 것 같네요. 저의 마광수에 대한 평가는 '마광수에 대한 사회의 비난과 징벌이 과한 부분이 있지만 그의 사상에 동의하기는 힘들다' 입니다.
유후후h 2019-04-21 09:02:10
오프라인 용기에 박수를!
책을 읽으며 인물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왜 바뀌었는지 차분히 써주셨네요. 마교수 글을 직접 인용하니 더욱 와 닿습니다.
성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은 인정되어야 하고 그로 인한 고통도 헤아려야 하겠지만 성평등의 관점에서 극단주의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여러 측면에서 재평가, 재비평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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