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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워바디'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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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시간이 좀 많이 나서 영화 한 편 보려고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아워바디' 라는 제목이 끌렸다. 
제목에서부터 좀 야한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고
'박열' 영화에서 인상깊게 봤던 최희서 배우님이 주연이라니 궁금하기도 했다. 

(아래 내용은 스포일 수 있으니 영화 보실분들은 보고 나서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듯 해요.)

결론적으로 보면 이 영화는 야한 영화는 아니다. 눈요기할 장면이 없으니 야한 영화를 상상하셔던 분들은 실망할수도. 
오히려 영화가 끝난 뒤에 뭐지? 라는 질문거리가 많이 쌓인다. 
영화를 보고 인터넷에 이 영화에 대한 평론이나 후기를 읽어봤더니 기분나쁜 영화라는 내용부터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섹슈얼리즘에 대한 철학적 현학적 묘사를 한 글도 보인다. 
일단 내 느낌은, 이 영화에 대해 평점을 많이 주고 싶다.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의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지만 삶에 대한 평범함을 넘어서며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으며
다만 일본영화스러운 느린 화면, 클로즈업 장면, 반복되는 구조 등에 거부감이 없으신 분들을 꼭 한 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주인공이 영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하는 세번의 섹스는, 매번 느낌이 다르다. 
무미건조한 남친과의 섹스는, 저럴거면 섹스를 왜 하지?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나는 상대방이 반응이 없으면 내가 더 노력해보고 반응을 이끌어 내보려 한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적극성이 안보이면 나도 그만둔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삶에 대한 적극성을 상실한 채로 시작한다. 무책임해보일 수도 있고 멍청해 보일 수도 있는 행동들에서 직장에서 밉게 보이는 후배같은 모습이 오버랩된다. 그러나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활력소를 찾게 되고 적극성을 띠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도덕적이거나 평범한 삶을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나는 걱정이 되었다. 이렇게 이야깃거리를 벌려놔놓고 도대체 마무리를 어떻게 할건가? 
나도 글쓰기에 도전한 적이 있다. 지난 2년간 짧은 글 몇편과 긴글 한편을 썼지만 번번히 졸작이다. 무엇보다 어려운 건 마무리였다. 어떤 주제로 시작과 전개는 재미있게 흘러갔으나 마무리가 어렵다. 
이 영화에서는 마무리를 독자에게 넘기는 것 같다. 
자. 주인공은 이런 일을 겪었고 저런 생각을 해서 이런 모습으로 엔딩을 잡았어. 그 뒤에 어떻게 되냐고? 그건 알아서들 생각하시라고 말하는 듯.

영화를 보고 생각거리가 많아졌다고 했다. 영화 제목을 왜 아워바디라고 했을까? 부터 시작해보자.
이 영화에서 사용되는 몸은 섹스를 위한, 달리기를 위한, 술마시기 위한,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한 몸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몸과 같다. 그러나 주인공은 몸을 사용함에 있어서 자발적인 의지를 사용하기 보다는 외부로부터 오는 동기유발을 가진다. 잔소리와 타박으로 무기력감을 준 어머니로 인해 드러누운 몸. 아름답게 달리는 몸을 보고 따라 뛰는 몸. 술을 더 많이 마시려고 단련하는 몸. 친구의 말을 생각하며 맘에도 없는 직장상사와의 섹스.
영화 제목이 내 몸이 아니라 우리의 몸이라고 말한게, 몸이 나 스스로의 생각보다는 주위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드러내보이고 싶었던 걸까?

영화에 대한 감상을 심오하게 할 지식적 깊이는 없으나 이 영화는 우리나라보다는 유럽쪽에서 더 호황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막을 얼마나 잘 번역하느냐의 문제겠지만 적은 예산으로 촬영한 듯 하면서도 전혀 값싼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촬영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더운 여름이지만 시원한 에어콘 틀어놓고 슬기로운 집콕생활중에 영화 한 편 감상해보시길 추천한다. 


 
브라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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