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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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관- 곰탕과 섹스 곰탕을 끓이는 것과 섹스는 비슷하다 하동관을 좋아하고 을밀대를 좋아하는 나는 가끔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이 밍밍한걸 비싼돈 주고 먹는 이유가 뭐야?” 밍밍하다 느낄 수 있다 취향이니까 근데 문제는 맑은 곰탕과 평양냉면은 생각보다 다채로운 맛과 깊은 풍미가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평소 맵고 짜고 달고 온갖 자극적인 음식에 익숙해져 담백한 국물안에 담긴 고기 단맛과 육향 그리고 코끝을 스치는 한우의 산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집에서 맑은 곰탕을 끓이는 건 생각보다 쉽다 질 좋은 양지 한 덩이와 (통후추, 건 고추는 취향) 천일염 한줌을 물에 넣고 한시간 남짓 푸욱 끓이면 끝이다 (물은 해양심층수 같은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사용하면 국물이 잘 우러 난다)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한 약 20분간 거품을 걷어내 깨끗한 국물이 되면 약불로 나머지 40분에서 1시간을 끓이고 고기를 건져내서 공기가 통하지 않게 랩 등으로 잘 감싸 냉장 보관하고 국물도 빠르게 식히면 된다 (마지막 10분 정도 파,양파,마늘등을 함께 끓이면 좋다) 1시간 넘게 냉장시켜 단단해진 고기는 얇게 져며 곰탕의 꾸미로 쓰면 되고 차갑게 식힌 국물은 기름을 걷어내고 가는 채에 여러번 걸러 더 맑게 만든다 이 국물은 냉면 육수로도 사용가능하다 간장, 액젓으로 간과 향을 살짝 낸다 상에 낼때는 밥을 그릇 중앙에 놓고 양지 꾸미를 밥위에 푸짐하게 두르고 팔팔 끓은 국물로 서너번 토렴을 한 후 쪽파을 얌전히 뿌려 낸다 곰탕은 어려운건 없지만 정성과 시간이 많이 든다 그 ‘밍밍함’ 안에 간도 잡아야하고 맛의 밸런스를 잡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그냥 조미료 넣고 고춧가루 뿌리고 파, 마늘 잔뜩 넣으면 대충 그럴듯한 맛을 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게는 섹스가 곰탕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 빠르고 힘차고 과격한 자극적인 섹스도 좋지만 느긋하고 부드럽고 섬세하게 오래하는 뭉근한 섹스가 더 좋다 가끔 곰탕을 불에 올려놓고 섹스를 끝내고 불을 끄면 딱 좋게 국물이 날때가 있었습죠 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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