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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란 참 성가시다.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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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생긴남자 조회수 : 2636 좋아요 : 0 클리핑 : 0
이 글은 픽션 입니다.


퇴근하려고 하는데 집에 가기 싫다. 그렇다고 어디 갈곳도 없다. 회사앞에서 생각에 잠긴다. 무언가는 하고 싶은데… 할 일도 없다.
멀리서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냥 지나가는 소리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 소리가 나를 향해 다가오는 소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힐긋 쳐다보았다. 그 여자였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그녀는 호텔에서 달리 친근하게 다가왔다. 두려움에 떨었던 모습도 오빠라는 상업적인 말투도 밖에서는 다른 사람인 것 처럼 순수하고 순진해 보였다. 마치 지나가다 만난 아는 사람의 반가움을 표현하며 해맑은 미소가 처음 봤을 때 보다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 착해보였다.

“여긴 어떻게?? 어떻게 온거에요??”

“저 회장님 만나러 왔어요! 오늘 회장님 저녁시간에 초대 받았어요.!”

“오늘 저녁이요??”

“네! 아저씨는 안가요?”

“네.. 저는 초대받지 못한 것 같은데요…”

“그래요? 아쉽네~ 아저씨 파트너 였으면 좋았겠는데~”

“오늘 회장님 하고만 만나는거에요?”

“아니요, 회장님 말고 다른 회장님도 있다고 했어요.…”

그녀를 만난건 반가웠지만… 회장이 걱정 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회장의 취향이 더 걱정되었다. 회장은 특별하게 유별나다.

“그럼 저 가볼께요!”

“저기….”

“네? 왜요?”

“아니에요. 부디 별일 없으면 좋겠네요.”

“그럴리가요~”

회장의 취향이 특별하다라는 건 끝내 말하지 못했다. 그녀는 나조차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괜한 말에 그녀가 두려움을 갖게 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바라는건 그녀가 제발 회장의 파트너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었다.

“혹시 호텔은 어디에요?”

“저번에 아저씨가 왔던데요~ 왜 물어보는거에요?”

“아니에요.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그게 왜 궁금할까요? 그럼 있다봐요!”

그녀는 농담까지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지만 불안함 맘이 계속해서 커졌만 갔다. 회장의 스케줄을 대략 알고 있었고 나는 구급약과 여벌의 옷, 얼굴을 가릴 모자와 마스크를 구입하여 차를 끌고 호텔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회장이 나오면 카운터로 달려가면 된다. 호텔과 업소쪽에선 이미 돈이 오갔을 것이고 그녀는 그저 평소 페이보다 두배라는 것 뺴고는 아는 것 없이 회장에게 당하고 있을 것이다.

몇시간 후 회장이 유유히 걸어나와 에스코트를 받으며 차를 타고 호텔을 나선다.
회장에게 들키면 일이 커진다. 회장의 차가 사라질 떄 까지 심호흡을 하며 충분히 기다려야 한다.
이윽고 회장의 차가 보이지 않자 나는 재빨리 카운터로 향했고 회장이 묵은 방을 물어보지만 이미 회장이 왔다가는 것 조차 비밀이었다.

대략 예상은 했었다. 어차피 회장이 묵을 방은 스위트룸 밖에 없지 않은가
스위트룸에 도착하니 문은 열려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벌거벗긴 채로 힘없이 축쳐져 있었고 청소원이 아무일도 없는 것 처럼 바닥을 청소하고 어지러운 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비틀비틀.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태로워 보였다. 몇시간 전에 해맑게 웃고 인사했던 그녀의 모습은 멍자국과 찢어진 입술, 난자한 상처자국 찢겨버린 속옷, 묶여진 손목과 발목, 정액이 흐르는 가랑이… 회장의 취향이었다.

청소원에게 돈을 쥐어주고 1시간이란 시간을 벌었다.

나는 그녀를 침대에 가지런히 눕힌 다음에 상처들을 조심히 살폈다. 구급상자로는 어찌 할수가 없었다.
적신 수건으로 그녀의 몸을 조심히 닦았다. 준비해온 여벌의 옷을 상처에 닿지 않게 입히려는데 옷이 상처를 스칠 때 마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고 억울함과 원통함이 섞여있듯 속으로 꾹꾹 누르는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몇번이나 밀쳐 냈지만 나는 그녀가 정신을 가다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눈물을 펑펑 흘리고는 이내 진정 되는지 물을 찾았다.

“… 무울….물..”

“얼굴 한쪽이 기이하게 부풀어 올라있고 빨간 핏줄 여러 개가 눈동자에 미세한 균열을 일으킨 것이 보였다.”

급하게 생수병을 따고 그녀에게 건내었다.

찢긴 입술로 힙겹게 물을 마시고는… 이내 다시 누워 조용히 잠 들어 버렸다.

나는 심한 두통과 함께 머리를 감싸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국 전화를 걸어 스위트룸 1박을 연장했다.
청소원에게 도구를 빌린 뒤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지져분한 자리가 남아 있다면 트라우마가 남아 있을 것 같았다. 주위를 깨끗이 하고 찢겨진 속옷과 똑같은 속옷을 사오고 갈아입기 좋은 롱 원피스와 가디건, 어울릴만한 모자와 마스크와 마트에서나 파는 썬글러스, 발이 편한 운동화 등을 준비해 놓았다.

그리고 그녀가 일어났다.

나를 한동안 뻔히 보더니… 무시하고 샤워실로 들어선다. 그리고 샤워실에서 다시 울음 소리가 들린다. 나는 생수와 따듯한 허브티를 준비해 놓고 메모를 남기고는 호텔을 나왔다.

“체크아웃은 아직 시간이 있어요. 천천히 준비가 되면 나오세요. 온몸이 욱씬거릴 정도로 아플거에요.
몸살약과 파스와 밴드, 연고 등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입술이 터져서 뭔가 먹기 불편할 거에요. 일단 따듯한 차라도 드시고 안정이 되면 바로 병원에 가세요. 병원비는 소정 두고 갑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무겁다. 꽉 막혀있는 것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움직이는 하나하나가 위태롭게 느껴졌다.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모니터만 응시 할 뿐이었다.

이 다음으로 그녀가 어떻게 됐는지 알 일이 없었다. 병원에는 잘 갔는지… 치료는 받았는지 후유증은 없는지… 정말 괜찮은지…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빌어먹을’
맘대로 되지 않는 마음이 오히려 화가났다.

내 모든 행동이 무의미 하다 라는 것을 알면서도 생각을 멈출 수 없다. 하루 종일 걱정과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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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생긴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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