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
    글쓰기
  • 내 글
    내 글
  • 내 덧글
    내 덧글
  • 섹스다이어리
    섹스다이어리
  • 레홀마켓 NEW
    레홀마켓
  • 아이템샵
    아이템샵
공지사항
하루 160원으로 더 깊이, 더 오래 즐기세요!
프리패스 회원되기
토크 자유게시판
시간의 흔적  
16
늑대의겨울 조회수 : 2666 좋아요 : 1 클리핑 : 0
오랜만에 레홀에 와서 주접글 하나 남기고 갑니다.ㅎ
모두 행복한 주말 되시길...

#1 비 오는 오후였다. 숨결을 외부로 표출해 보지만,
차디찬 공기는 어제와 조금도 다름없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을 떠다니며 조각조각 상처를
주고 그 쓰라린 상처는 비뚤어진 내 어깨들을
거리로 향하게 했다.

조용하지만 무겁다. 바닥에 은은하게 쌓인 먼지들이
오늘따라 더 짓누르는 듯하고 귀를 기울이면
차들 지나가는 소리,
몰래 토해 버린 한숨들이 조용히 지나쳐 간다.

"오늘 같은 날 소주 한 병이 더 필요할까..."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다.
티끌같은 정열도 타오르는 이 도시에, 나만의 열정이
선선하게 식어가고 있었다.
밤거리는 이제 도시의 소란이 커지며, 더 짙은 어둠이
슬며시 침투하기 시작했고 너울거리며 깜빡이는 가로등
불빛이 도심을  덮치듯 마음속을 잔인하게 파고든 말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 그만하자."

그 말은 생각 속에서 반사되어 흔적 없이 고통스러운
잔여물을 남겼다.



#2 내 발아래 천천히 빛나는 보도블록에는 꺼져가는
가로등 불빛이 기이하게 비치고 있었다.
도로 반대편으로는 새벽빛이 서서히 밝아오며 도시의
태동을 알리고 있었고, 별이 부서진 듯 검고 차가운
하늘 아래, 나 홀로 길을 걷고 있다.
귓가에 불어오는 세찬 바람은 볼로부터 목덜미를 지나가며
부드러운 고백처럼 속삭였다.

'힘내라...'

이 거리에서 우리는 늘 손을 잡고 걸었다. 왼편에 자리한
작은 카페는 우리가 처음 만난 곳.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던 출발점.
손잡고 걸으면서 영원을 꿈꿨던 들뜬 마음이 이제는 무거운
그림자처럼 드리우고 있었다.
거리에서 나는 그 예전의 행복한 시간을 보기라도 했다면
초조함에 미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3 곳곳에 널려 있는 신문 조각과 낡은 비닐봉지가 바람에
날리며 마치 내 감정을 짓이기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튜닝한 차량이 지나치며 순간의 아스팔트 향을 내 바로
옆에 남기고 사라진다.
그때 공허했던 심장이 덜컹거렸다.

가슴을 부여잡고 어두운 보도 아래에 있는 불규칙한 금을
응시했지만, 차갑게 얼어 붙은 돌들은 묵음 속 질문에 어떤
대답도 주지 않았다.
바쁜 이방인들은 큰 우산을 쓰고 초조한 진동을 내며
바쁘게 도시를 활보하고 있었고,
내 마비된 절망과는 전혀 상관없이 떠돌았다.

길모퉁이에 멈춰 서면, 낡은 벤치가 보인다.
거친 나무 표면이 시간의 공격을 견디며 아직도 소박한
편안함을 제공하고 거기에 앉아 있으면 내 내면마저 겹쳐진다.
한시름 내려놓으려 주변의 소음을 귀찮게 들어보지만
도리 없이 삼켜진 그리움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그렇게, 내 마음속 울리는 소리와 어두운 빛의 간극 사이에 
홀로 걸어온 길 속에서,
그렇게 그려진 잃어버린 인연을 태우기 위해 서성거린다.
늑대의겨울
벗었을때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누디스트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Total : 39172 (1/1959)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카카오 오픈 단톡방 운영을 시작합니다. (22년2월25일 업데이.. [476] 레드홀릭스 2017-11-05 250975
[공지] (공지) 레드홀릭스 이용 가이드라인 (2025.9.18 업데이트).. [411] 섹시고니 2015-01-16 377385
39170 여러분 사랑을 놓치지 마세요 [3] new seattlesbest 2025-11-11 442
39169 올해는 따뜻한 연말이 오나 했는데...!! [4] new shsp12 2025-11-11 315
39168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6] new 노스모킹 2025-11-11 305
39167 Good [2] new 쉬마꾸 2025-11-11 356
39166 뇌가 녹아버릴 정도로 [2] new 레오네스 2025-11-11 446
39165 초코 묻은 건 진리라니까 [11] new 체리페티쉬 2025-11-11 677
39164 11월11일 new 오빠82 2025-11-11 236
39163 여인들의 결투 ~~ [1] new 시인과촌장 2025-11-11 570
39162 홍대 또는 서울서쪽에 관클 있나요? [2] new 과일같음 2025-11-11 348
39161 내 자신에게 필요해서 하는 쓴소리(어록)-4 new 늘하고싶은늑대4869 2025-11-11 222
39160 오랜만에 섹파 만나서 섹스 [2] new A마스터 2025-11-11 1023
39159 빼빼로데이. [10] new 다정다감남 2025-11-11 778
39158 글쎄요.. [5] new 너굴너구리 2025-11-11 668
39157 야간야외런 5+5km [4] new J람보 2025-11-10 487
39156 공연 좋아하시는 분 계신가요? [6] new 용철버거 2025-11-10 468
39155 런닝 야경 [6] new 다정다감남 2025-11-10 515
39154 관전클럽 가보고싶어요 데려가주실분 [14] new 마호 2025-11-10 1535
39153 오호 new 등크니지 2025-11-10 343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