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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사랑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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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까지 다 마치고 멍때리다가
목살 두조각이 남아있어 묵은 김치를 꺼내
푹 끓이기 위해 내일 먹을 김치전골을 미리 끓인다.

당신과 두번째 만남이였나 지금 요때즘의 저녁 날씨라
큰 목살 두덩이가 들어있는 김치전골을 시켰는데
보글보글 끓어오를때쯤 내가 고기를 가위로 자르고
잘 끓은 전골을 당신 앞 접시에 떠서 주었고
그렇게 저녁을 먹고나서 당신이 나한테 그랬었지
나랑 같이 밥을 먹을때 따뜻함이 느껴져서 좋다고
"너랑 같이 밥 먹는거 너무 좋아"

보글보글 끓는 소리를 내는 전골에 고기를 썰다가
당신 생각이 그때 우리가 함께 나눴던 그 시간이
문득 떠오르면서 나는 당신이 보고 싶어졌어

살다가 문득 떠오르는 좋은 기억이여서 감사해
당신에게도
내가 그런 사람이였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려봐

눈 내리던 날 교대역 앞에서 만나
눈 맞으며 손잡고 걷던 그 밤 행복했던 시간도
다 지나버린 추억이고 그땐 그랬지.. 가 됐지만
그래도 나는 그때 참 좋았어.  가끔 보고싶을만큼
spell
Tame me. (제 사진 아닙니다. 갖고싶은 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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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누구 2024-10-31 22:59:55
뭔가 해 먹이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여행 준비하고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여행 준비 할 때 같이 갈 사람을 생각하며 이것저것 챙길 때... 음식을 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사람을 생각하며 하게 되지요.
spell/ 함께 밥을 먹으면서 드는 정이 꽤 깊더라구요 밥도 잘먹고 저도 잘먹고 뭐... 그랬더랬죠 ㅎㅎ
섹스는맛있어 2024-10-31 22:29:37
힝 공감되네요. 특별히 그 사람이 좋아하는 메뉴들이 있었거든요. 같은 류의 음식을 볼 때 마다 혹은 먹을 때 마다 생각나더라구요. '이걸 좋아했었는데.' 싶고...그래도 보고싶진 않아요. 잘 살겠죠. 나처럼 ㅎㅎㅎ
spell/ 맞아요 그럴때가 있어요. 가을타나봐요 저는 오늘 괜스레 보고싶어지네요 청승스럽게 ㅎ
PINION 2024-10-31 22:28:20
보글보글 끓는 '전골'이든, 글속의 '당신'이든, 여운이 남네요...
spell/ 전골을 괜히 끓였나봐요. 갑자기 그 사람이 너무 보고싶어지네요
PINION/ 앞으로도 전골 = '그' 의 연상공식이 성립될텐데, 어쩌죠...? 그렇게 아련해서야...ㅠ
spell/ 그냥. 오늘. 유난히. 그리움 정도라고 하죠 ㅎ
PINION/ "그또한 지나가리"
3인칭시점 2024-10-31 22:21:44
'그래도, 그 때 나는 참 좋았어.' 라는 말에 가슴이 아려와요. ㅠㅠ
저도 그 때 참 좋았거든요. 좋은 글 감사해요 : )
spell/ 감사해요 저 말을 되뇌이니 눈물이 핑 도네요. 잘 지내길 바래요. 그도 그리고 우리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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