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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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커뮤니티에서 섹스가 빠지면 무엇이 남을까?
운동 동호회 사람들이 모여 운동 얘기를 하고, 맛집 탐방 모임에서 음식과 식당 얘기를 하는게 당연하듯이 레홀이라는 섹스커뮤니티에서 만나면 서로 섹스얘기가 나오는건 당연한거겠죠. 전 이 당연한 진리를 최근에서야 깨달았습니다. 몇 개월 새 레홀에서 사람을 몇 분 뵈었어요. 전 파트너가 있으면 다른 사람과 섹스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분들을 뵈었어도 당연히 섹스하지 않았어요. 섹스 안할거라고 그래도 정말 괜찮냐고 당연히 상대에게 물었구요. 그러니까 섹스 커뮤니티에서 사람을 만났는데 섹스가 빠진 케이스죠. 섹스는 빠졌지만 섹스얘기는 했습니다. 섹스는 안해도 얘기는 할 수 있으니까요. 그거 아세요? 섹스 대화를 나눈 남녀가 섹스할 확률이 90%라고 하더군요. 상대와 저는 10%의 상황인거죠. 그리고 그 말은 90%의 즐거움이 사라졌다는 얘기입니다. 섹스 얘기도 가끔이지 계속 하고있고, 듣고 있으면 흥미가 많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다른 모임이었으면 나았을텐데 섹스 커뮤니티에서 만난 한계 때문일까요? 친구같은 대화도 어렵습니다. '본인'이라는 존재를 감싼 성벽이 트로이 성벽이거든요. 그건 아마 저도 마찬가지이겠죠. 섹스라는 목마라도 있었으면 무너졌을까요? 섹스 커뮤니티에서 섹스가 빠지니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내가 궁금해서 귀한시간 내줬을 상대방들에게 많이 미안하기도 해요. 내가 느끼는 그대로 상대도 느꼈을테니까. 근데 나도 시간 뺀건 마찬가지니까 쌤쌤이라고 쳤으면 좋겠다고 소심하게 주장해봅니다. 사실 모든건 제 문제인거 같아요. 전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내가 세상을 너무 쉽게 보고있구나, 푼수데기였구나 싶습니다. 그걸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깨닫는걸 보니 정말 철 없이 살았죠. 그게 제 매력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어릴 때나 매력이었던거지..... 정말 나잇값은 언제 먹게될까요? 마흔이 되면 어른에 좀 가까워 지는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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