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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Sub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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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women should always smile."
"예쁜 여자는 항상 웃어야지."

(영어가 다를 수도 있어요. 제가 그렇게 해석해서 들었거든요.)

이 말이 유독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영화의 기저가 된다는 생각때문이었죠.


엘리자베스 스파클.
그 이름처럼 찬란한 전성기를 간직한 채, 에어로빅 쇼의 진행자로 살아가는 50대 여성.
겉보기엔 그녀의 삶은 제법 괜찮아 보였어요.

적어도,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50대는... 뭐랄까, 무가치해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의 양분으로 살아가던 그녀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상실의 늪' 에 빠지고 말아요.

"Have you ever dreamt a better version of yourself?
Younger, more perfect."

"더 어리고, 더 완벽한 버전의 자신을 꿈꿔본 적 있나요?"



그녀의 선택은 'Substance'.

문득 의문이 들었어요.
"왜? 굳이? 무엇 때문에? 본체가 회춘하는 것도 아닌데, 저 선택을 한다고?"
물론, 균형을 유지해야한다는 말의 의미를 몰랐겠죠.
인생사 득이 있으면 실 또한 따르는 법.

"But in the meantime, take care of yourself."

"그동안은, 스스로를 잘 돌봐요."



어쩌면 처음부터 젊음과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으로 시작된 자신과의 약속은,
궁극적으로 서로에게 다른 의미 였을지도 모르겠어요.

해바라기.
그리고 그 해바라기를 바라기하는 자신.

아름답고 빛나는 젊음을 지닌 수(Sue).

대중의 관심과 시선, 사랑 없이는 살아갈 수 없었던 스파클.
그녀는 또 다른 자신에게 대리만족을 느끼지만,
그 감정은 곧 질투와 시기로 변질되고 말아요.

"Remember, there is no SHE and YOU. You are one."

"잊지 마요, 당신과 그녀는 따로 존재하지 않아요. 당신들은 하나예요."

그러나 수는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 채,
스파클을 그저 '도구' 로 취급하고 말죠.
(수가 정말 미웠다는 ㅠㅠ)

반복되는 수의 행태에 스파클은 처참해지고,
결국, 그녀는 분노해요.

양가감정에 잠식된 스파클.
점점 부풀어 오르는 감정들.

"Would you like to stop?"

"멈추고 싶나요?"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합니다.
곧 후회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고,
수와 스파클은 미친 전쟁 끝에 파국을 맞이하게 돼요.


'Substance'

제목만 알고 있던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보는 내내 조마조마했고,
스파클에게 측은지심이 들었으며,
그럼에도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젊음은 비단 여성만이 아닌,
인간이라면 누구나 간절히 원하는 것.

하지만 우리는 과연,
젊음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이 영화를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가히 파격적인 스토리, 신들린 연기, 정신을 차릴 수 없이 충격적인 미장센.

그리고 남는 질문.

"나 자신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나는 나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가?"
"예쁜 여자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무엇인가?"

이 세상에,
나 자신보다 더 충실해야 할 존재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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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는맛있어 2025-02-21 00:16:02
3인칭님....저 이 글 보고 이 영화 보고 왔어요...그리고 전 영화관 나오면서 3인칭님을 조금 미워하기로 했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 영화보면서 식은땀 흘린건 처음이에요. 멘탈 제대로 털렸습니다. 당장 멘탈을 치유할 힐링 영화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조금 더 미워할거에요. 흥.
포옹/ 후반부 고어물에서 그랬을까요?
섹스는맛있어/ 그냥 새우 먹을때부터 고어였다고 느꼈는데....전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무너져가는 영화를 정말 힘들어하는데 적당히 강약을 조절하면서 무너트리는게 아니라 영화 전체가 다 포르티시모 같은 느낌이라 힘들었어요. 도리어 데미무어 연기가 좀 완화시켜주는 느낌이라 데미무어가 빨리 나오길 바랬음 ㅠㅠ 전체적인 색감도 너무 강하고 뚝뚝끊기는 화면에 연출도 강해서 '파도가 너무 밀려와!' 라고 느꼈어요. 게다가 영화시간도 너무 길다 느껴지더라구요....아 이쯤 끝나려나? 안끝남. 아 그럼 여기서 끊기려나? 안끝남. 그러는 와중 내용은 더더욱 미쳐가고....징그럽고...난 못보겠고...제가 유리멘탈에 영화나 드라마에 많이 이입하는 편이라 멘탈 제대로 털렸습니다. 계속 '저건 가짜야ㅠㅠ' 하면서 봤는데도 말이죠. 이거 저만의 감상이고 그래도 보길 잘했어요. 돈아깝고 시간아까운 영화는 아니었음!
포옹/ 게걸스럽게 새우 까먹는 장면은 오우...shit! 전 중반부까지가 더 불편했어요 ㅠ 실제 같았거든요. 오히려 후반부는 고어물 파티였지만 악몽같은 기분이라 영화라 다행이야 ㅎㅎ 이랬네요 ㅋ
3인칭시점/ 섹맛님 힘들게 한 죄로 저 손들고 있을게요ㅋ ioi 어뜨카지...그런데 웃음이 나네요. 제 상황이 떠올라서요.실은 저도 영화 보는 내내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보고나서 목과 어깨가 아팠어요. 보고나서도 '대체 내가 뭘 본거지?' 이런 느낌. 시작하지마자 새우 먹는 장면은 정말 역겨움 자체였는데, 그 사람의 추악한 내면을 직관적으로 보여줘서 좋았어요. (그냥 보는 내내 감독 천잰데? 이런 느낌. 알게 모르게 제 취향이었는지도) 뭐 영화에 휘몰인침 당하는 기분이었달까요? 섹맛님의 '이쯤 끝나려나? 안끝남 ' 다 같은 마음인가요?ㅋ 영화 보느라 너무너무너무 고생하셨어요. 그래도, 괜찮은 영화였죠? 그리고, 제가 좀비물, 추리물은 좋아하는데, 힐링은 다큐멘터리를 주로 봐서 추천은...그...어렵습니다.ㅋ
영구결번 2025-02-20 23:49:40
감독이 실실 웃으면서 '솔까말 인간이란 족속은 안그런척 하지만 보이는게 전부인 속물들일 뿐이야 ㅋㅋㅋㅋ' 라고 말하는듯한 영화였슴다.
3인칭시점/ 이 영화를 이렇게 한 줄 요약으로 가능하다는게 놀랍슴다.
닉네임관전 2025-02-20 17:14:17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결국 이런 사회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 가해자이자 피해자라고 느꼈습니다.
닉네임관전/ 혐오의 두 측면이라고 해야할까요? 싫어하는 그 자체에 혐오도 있지만 이상적인 것에 정반대를 혐오로 규정하는 거 같아 재밌었습니다!
3인칭시점/ 여러모로 굉장한 영화였어요 : )
3인칭시점/ 실수로 덧글 삭제가..ㅠㅠ
주경야톡 2025-02-20 16:44:58
리즈시절 데미무어를 기억하는 1인으로서 대역 볼륨 업은 충격이네요.  노년의 데미무어와 무리없이 그라데이션 되는 것은 데미무어가 성형을 많이 했다는 불편한 진실... 청순미를 버리고 육감미인을 캐스팅한 감독의 통찰에 반해서 감상해 보겠습니다.
3인칭시점/ 데미 무어의 연기를 보노라면, 불편한 진실은 기억 조차 나지 않으실거예요. 남성들의 관점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즐감하세요 : )
액션해드 2025-02-20 12:19:01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3인칭시점/ 그 어떤 완전한 만족도 얻을 수 없다는 말과 같을텐데, 그래서, 스파클이 가여웠어요. 비울 수 없음에.
어디누구 2025-02-20 12:06:24
한때 데미무어 광팬 이었는데 기대되네요! 학생때 방에 대형부로마이드 붙여놓은 1인!
3인칭시점/ 암요. 그럴만하죵~ 저는 예쁜 여자를 참 좋아하는데(저는 이성애자) 고스트에서 데미 무어를 보고 넋을 놨던 기억이 있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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