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홀에 어떤 글을 올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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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홀은 섹스 커뮤니티. 이건 부정 못 하죠. 성인 남녀가 모여서 섹스 얘기하고, 경험 공유하고, 때론 판타지도 나누고요. 물론 킬러 콘텐츠는 존경하는 레홀녀들이 올려주시는 헐벗은 사진들...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합니다. 근데, 그것만 있는건 아니니까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 부터 우주를 담는 거대 담론 까지, 누구나 어떤 주제의 글도 올릴 수 있죠. 또, 매번 물고 빠는 글을 올리던 누군가가 어떤 날은 심오한 철학적 사유의 세계를 적을 수도 있는거구요. 끊임 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생산되어야 존재 의미를 갖는 커뮤니티의 속성상, 그놈의 자지 사진이나 그녀의 철학 에세이도 동일하게 중요한 소스인거죠. 단, 그게 레홀 커뮤니티가 정한 규정을 넘어서지만 않는다면요. 레홀에는 누구든 어떤 주제나 어떤 호흡의 글도 올릴 수 있다는걸 전제로 하고, 다음 이슈를 꺼내볼게요. 그렇다면, 레홀에서는 어떤 글이 효용과 영향력을 갖는가? 이건 결국 레홀 구성원의 판단이 기준일거에요. 구성원들이 해당 글에 댓글 달고, 좋아요 누르고, 뱃지 붙여주고 하는 일련의 반응들이 그 효용을 결정하죠. 적어도 이 커뮤니티 내에서는요. 저는 이게 해당 글과 그 글쓴이가 갖는 일종의 '리텐션'이라고 생각해요. 레홀 안에서 어떤 글이 더 많은 효용과 더 큰 영향력을 갖나요? 철학 에세이? 정치 얘기? 소소한 일상? 그런 것들 보다는 어제 물고 빤 얘기, 어떤 레홀녀의 감사한 사진, 초대남 모집 같은 글들이 더 큰 반응을 불러 일으키죠. 즉, 섹스 얘기가 레홀 내에서는 효용과 영향력을 갖을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거죠. 레홀은 섹스 커뮤니티니까. 그리고 섹스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아이템 구매 등으로 레홀이라는 커뮤니티이자 비즈니스가 유지될 수 있는거죠. 그래서 다시 정리하자면... "레홀에는 누구나 어떤 주제의 글이든 올릴 수 있다. 다만, 레홀 커뮤니티의 속성에 부합할수록 더 큰 반응을 얻게 된다. 적어도 레홀 커뮤니티 내에서는 해당 글이 효용과 영향력을 갖는다." 이런 관점을 갖는다면, 우리가 레홀 내에서 어떤 주제와 어떤 호흡의 글을 보든 조금 관대해질 수 있는거죠. "저 사람은 저렇게 공들여서 글을 쓰고 좋은 글인건 나도 알겠는데 딱히 읽고 싶지는 않구나."라는 글의 소비자로서의 관점이 있을 수 있구요. 또는 내가 글을 쓸 때도, "난 구성원들의 반응이 없더라도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래."라고 글의 생산자로서 판단할 수 있겠죠. 레홀 커뮤니티의 속성에 부합하는 글을 쓰든, 그렇지 않은 글을 쓰든 그건 글 쓰는 사람의 자유인거구요. 글을 읽는 입장에서도 그 글에 반응을 보이든, 아니면 무시하든 그 역시 자유인거죠. 하나 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관심과 주목을 끌지는 못 하지만, 어떤 누군가에게는 정말 필요한 글도 있을 수 있구요. 그래서 결론은, "그냥 네가 써제끼고 싶은거 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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