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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조선을 바라보던 두 외국인의 상반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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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타자의 시선이 유용하다

주관성을 벗어나게 해주니까.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나 "대한외국인" 

예전의 "비정상회담"을 보며

암묵적인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시청자가 한국인이므로

그 방송은 한국인에게 우호적으로 편향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구한말 외국인의 조선 답사기는 의미 있다

독자가 조선인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국민이었으므로.


여기 같은 시기 조선을 바라본 상반된 시각이 있다

하나는 영국의 여행가가 썼고

나머지는 일본의 첩자가 썼다


이사벨라 비숍은 대영제국의 지리학자였다

그녀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각국의 문화적 정보를 수집했다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도 그렇게 탄생했다



그녀는 1894년에서 1897년에 걸쳐 네 차례나

조선을 구석구석 답사했다

명성황후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한양부터 금강산까지 조선을 누볐다


처음에는 조선의 불결함과 무기력함에 실망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무궁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녀는 줄곧 이런 의문을 가졌다.

‘조선인들은 잘생기고 힘이 세며 대단히 명민하고 똑똑한 민족인데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게으르고 더럽고 가난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걸까?’

그러나 그녀의 의문은 두만강 너머 러시아 연해주 땅에 정착한 풍요롭고 근면한 조선인 마을을 보고 풀렸다.

‘주체성과 독립성, 영국인에 가까운 강인한 남자들로 변해 있었다. 그들의 변화는 정직한 정부 밑에서 자신들의 생계를 보호받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여기 같은 시기 상반된 시각이 있다.

혼마 규스케는 일본의 첩자로서 

청일전쟁을 앞두고 조선을 정탐했다

"조선잡기"는 그 결과물이다



그는 시종일관 조선과 조선인을 비하하고 혐오한다.

○ 조선은 썪은 달걀과 같아 부화력이 없다.

○ 대개 비굴하고 구걸 근성이 있다.

○ 문물, 제도, 기계, 공예는 하나같이 시선을 끌만한 것이 없다. 아프리카 내지 여행을 연상시킨다.

○ 조선인은 유전적으로 무기력하여 자포자기하고 비참한 지경에서 신음한다.

○ 불결은 조선의 명물이다. 경성까지 가는 곳마다 우마의 인분이 넘치고 공중변소는 거적을 사방을 두른 조잡한 것인데 그 분즙으로 개돼지를 기른다. 썩은 생선과 야채를 사용하여 음식을 만들고 요리하는 자가 자기 손으로 간을 보고 젓가락은 거의 씻는 일이 없다. 



그의 관찰과 평가가 일부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로지 부정적으로 편향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같은 시기 비숍의 여행기와 대조적이다


당시 영국과 조선의 차이는

일본과 조선의 차이보다 훨씬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숍 여사는 조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혼마는 부정적으로 판단했다


동일한 시기 동일한 대상에 대해 

이런 상반된 관점이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대상에 대한 의도와 목적 때문일거다

영국은 조선을 침탈하여 식민지로 삼을 의도가 전혀 없었다

다만 러시아가 조선까지 차지해서 태평양으로 진출할까 우려했을 뿐이다

따라서 조선에 대해 중립적 또는 온정적 태도를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달랐다

조선을 점령하여 대륙진출 또는 최소한 일본 방어의 교두보로 삼는데

국가의 사활을 걸던 시점이었다

조선의 자주성과 독립의지를 부정하고

조선인의 역량과 문화를 폄하하고 비하할수록

일본의 침략이 정당화될 수 있었다


누군가 우리를 또는 나를

지속적으로 비하하고 폄하하며 조롱하고 혐오한다면

그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향한 그의 "의도"가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마치 조선을 약하고 더럽고 추악하다고 매도하면서

그래서 결국 대일본제국이 보호하고 계몽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이 어쩌면 에셈과 가스라이팅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비숍 여사처럼 올바른 정부만 들어선다면 조선도 부강해질수 있다면서 격려하고 응원하면 

좋은 에셈관계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혼마 첩자처럼 조선은 썩은 달걀과 같아서 어차피 뭘 해도 안돼 하면서 줄곧 비하하며 무시한다면

그것은 결국 자신의 의도대로 조종하고 지배하며 착취하겠다는 의도 밖엔 없는 것이다


우리를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

그것은 우리를 향한 타자의 숨은 "의도"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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