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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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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에 관한 야사가 많다.

청년시절 이성계가 꿈을 꾸었는데

나무 세 개를 가로로 지고 있었다.

해몽한즉 임금 왕(王)자였다.

대동야승(大東野乘)이라는 야사집에 나온 얘기다.

이성계는 왕이 될 운명이었을까.

아마도 왕으로 즉위한 이후에

백성들의 충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왕권을 하늘로부터 받았다고 지어냈을 가능성이 있다.

세조가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하자

백성들의 분노가 일었다.

세조가 보은을 지날 때

커다란 소나무가 가지를 들어

세조의 행차를 편하게 해주어

소나무에게 정이품의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지금도 속리산에는 정이품송이 있다.

나무도 인정한 왕위를

백성이 무시하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일화는 정사인 조선왕조실록에는 없고

야사인 속리산지(俗離山誌)에 전한다.

야사는 검증불가지만

정사는 사관들이 역사적 사실을 기록했다.

신빙성이 높다.

당연히 정사에는 신비한 사건의 빈도가 현저히 낮아진다.

그러나 몇몇 기록은 미스테리하다.

"유대 전쟁사"를 쓴 요세푸스는

젊어서 유대 반란군 지휘관이었는데 

로마군에게 포로로 잡혔다.

처형 직전 그는 로마군 사령관에게

도발적인 예언을 했다.

"당신은 황제가 될 운명입니다"

사령관은 예언이 맞으면 살려주겠다며

요세푸스를 로마로 데려간다.

학정으로 반란이 일어나자

네로황제는 자살했고

로마는 대혼란에 빠졌다.

내전이 일어났는데

최종 승자는 요세푸스가 예언했던

베스파시아누스였다.

정사에 기록된 신기한 예언이 성취된 것이다.

그러나 요세푸스가 처형을 면하려고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한 것인지

아니면 베스파시아누스가 그 예언을 가슴에 품고

야심을 키웠는지 

또는 진짜 예언의 성취인지는 알 길이 없다.

이런 숨은 의도가 느껴지는 예언 말고

담백한 회고록에 등장한 신기한 일도 있긴 하다.

1961년 초 강제전역당한 김종필 예비역 중령은

박정희 소장을 내세워 군사쿠데타를 준비 중이었다.

보안을 위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때 육사동기 석정선이 연락와서

자기가 전역 후 사업이 잘될건지 관상이나 같이 보러가자고 권했다.

관상가는 석정선을 보지도 않고

김종필에게 대뜸 말했다.

- 거 준비하는거 잘될거요 걱정마시오

김종필은 속으로 뜨끔했지만 모르는척 나왔고

어찌됐건 쿠데타는 성공했다.

박정희는 군정연장 발언 후

사방에서 공격을 받았다.

야당은 물론이거니와

각군 참모총장들도 원안대로 민정이양하고

속히 군으로 복귀하라고 압박했다.

박정희 최대의 정치적 위기였다.

그때 김종필은 답답한 심정에

박정희를 모시고 관상가에게 갔다.

관상가는 박정희를 보더니 확신을 주었다.

- 장군 인상이 단단하십니다 한 20년은 걱정없으니 소신대로 하십시오.

박정희가 먼저 나가자

관상가는 김종필 귀에 속삭였다.

- 근데 말입니다... 좋지 않게 돌아가실 팔자요

- 네?

- 험하게 돌아가실 것 같습니다

김종필은 평생 함구했으나

18년 뒤 박대통령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서거했다.

그 관상가는 백운학이었다.

그는 삼성 이병철 회장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옆에서 조언을 했다는 일화도 전한다.

한 사람의 얼굴에 성공과 죽음의 운명까지도 

이미 드러나 있다는 말인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런데 박대통령 서거 이후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12 12 군사반란을 

통해 군권을 장악했다.

그 참모들은 전국의 유명 무속인들을 불러서

전두환이 대권을 차지할 운명인지

점을 보게 했다.

모두가 대통령하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운명이라고 했다.

무속인들은 보안사령부로 끌려서 경을 쳤다.

석방된 뒤 그들은 모두 전두환이 대통령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이전 견해를 수정했고

전두환은 대통령이 되었다.

운명은 결정된 것일까 아니면 개척하기 나름일까

사주 궁합 역학 점술 무속의 관점으로 보자면

운명은 타고나는 것이며 이미 결정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수상은 족상만 못하고 

족상은 관상만 못하며

관상은 심상만 못하다는 격언을 보자면

심상 즉 마음먹기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통계학에서 회귀분석 모델이 오랫동안 주류였다.

미래는 과거 패턴으로 회귀한다는 관점이다.

과거의 수많은 데이터를 입력하여

방정식으로 만들어 미래를 예측하는 형식이다.

이 관점은 미래가 과거에 의해 이미 결정되었다는 견해를 반영한다.

그러나 최근 양자역학 이론에 따르면

원자핵을 도는 전자의 움직임은 무작위여서

예측할 수 없다고 하였다.

과거에 전자의 움직임은 태양을 도는 지구의 움직임과 같이

어떤 법칙과 패턴이 있다고 믿어왔다.

전자의 움직임 같이 과거의 패턴으로 도저히 에측불가능한

그런 무작위 패턴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미래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며

오직 현 시점에서의 움직임이 그 직후의 움직임 정도만

의미 있게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날씨 예측이 대표적이다.

내일 날씨 정도는 예측할 수 있지만

1년 뒤 날씨 예측은 예측가능한 범위가 아니다.

인간의 운명은 회귀분석처럼 결정된 것일까

아니면 양자역학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변적인 것일까

또는 국가의 운명이나 역사의 흐름은 

이미 대세가 결정된 것일까 

아니면 개인의 몸부림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페르디난트 황태자가 암살되지 않았다면

1차대전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아니면 다른 명분을 억지로 만들어서라도

제국주의적 모순과 갈등 때문에 결국 전쟁이 일어났을까

이런 인물결정론 vs. 구조결정론은

역사계의 오랜 논쟁주제다.

정답은 없지만

대세는 구조가 결정하고

디테일은 인물이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인 것같다.

그런데 혼란기에 개인의 역할이 커지고

평시에는 구조적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이 역사학 이론을 인간의 운명에 적용해보자면

평온한 시기에는 운명론적 예언이 잘맞겠지만

인생의 격동기에는 개인의 결단과 행동이

운명조차 뒤바꿀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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