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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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BDSM 성향자라서 일반섹스 구인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른다. 그러나 원리는 통하는 면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에셈에 개방적인 분위기로 여성들도 성향을 드러내지만 과거에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에셈에 여자는 작고 남자는 많았다. 그 와중에 늘 구인에 성공적인 한 남자회원이 있었다. 나는 당시 에셈커뮤니티 임원이어서 그분을 인터뷰 했다. - 구인글을 자주 올리시고 늘 생생한 성공 후기를 써주셔서 인상적이었습니다 - 성공이라기보다는 인연이 닿은 거겠지요 - 비결이라도 있으실까요 다른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문의드립니다 - 큰 원칙을 말씀드리자면 구인의 초점은 자신에게 두고, 만남의 초점은 상대방에게 두어야 한다는 거죠 - 어떤 의미일까요 - 보통 구인글을 쓰면서 잠재적 대상자들의 마음에 들게 하기 위해 내용의 초점을 자신이 아니라 상대가 혹할 만하게 쓰기 쉽지요 - 아 글을 읽는 독자들의 구미에 맞는 내용을 넣어서 관심과 호감을 유도하려는 의도 말씀이실까요 - 맞아요 좋은 전략은 아닙니다 - 왜 그럴까요 - 그러면 과대포장하거나 잘못된 기대를 심어주기 쉬워요 - 아 실제 만났을 때 실망으로 이어질 - 그쵸 근데 더 문제는 자신의 욕망은 순화하거나 감추고 상대방 욕망을 추론해서 쓰다보니 진정성이 결여되기 쉽죠 - 그렇겠네요 - 여자들의 직감은 뛰어납니다 쾌락 이전에 안전보장과 신뢰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글의 진정성을 날카롭게 파악하죠 - 그럼 어떻게 써야 할까요 -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지요 구인글에 독자들의 평균적인 욕망을 추론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자신의 욕망과 니즈를 솔직담백하게 쓰면 됩니다 - 어쩌면 그게 독자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겠다 싶네요 - 맞아요 독자는 구인글을 보고 이 사람은 내 니즈와 일치하는구나 또는 아니구나 정확하게 알게 되니까요 - 서로 시간낭비를 줄여주겠네요 - 그게 최고의 배려죠 - 근데 자신의 욕망대로 쓰면 독자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할까 우려하는 심리도 있을 것 같아요 - 그런 두려움을 극복해야죠 없으면 없는대로 가야죠 억지로 포장해서 억지로 만날 때 사단이 납니다 - 구인글을 쓸 때는 독자를 염두에 두기 보다는 스스로의 욕망과 필요에 솔직하게 더 집중하라는 말씀 기억하겠습니다 - 그게 좋죠 - 그러면 만남은 상대방에게 집중하라는 말씀은 어떤 의미일까요 - 연인은 물론이고 파트너 고를 때도 여자들은 엄청 신중해요 - 그렇겠지요 - 쇼핑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 쇼핑이라 하심은 - 많은 남자들을 비교하고 평가하고 분석할 시간과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죠 - 아 네에 - 어떤 여자가 자신과 대화하면서 다른 남자들과 동시에 대화한다면 기분이 어떠세요 - 좋지 않을 것 같아요 - 그럼 안된다는거죠 전자상가에 갔는데 첫 점포가 자기 가게에 먼저 왔으니 자기 가게 상품만 보고 자기 가게 상품만 사라고 하면 어떠세요 - 그건 말도 안되죠 - 그러니까요 여러 대안을 살펴보고 신중하게 비교해서 그래도 내가 더 나으면 이리로 다시 오십시오 이렇게 해야 상대에 대한 배려지요 - 아 네 여자분들에게도 그렇게 배려해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 그건 당연한 겁니다 파트너는 전자제품보다 더 중요한 대상이거든요 더 신중하게 더 비교할 기회를 보장해 주어야죠 - 아 좋은 관점입니다! 몰랐네요 - 그냥 제 의견이죠 생각은 저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요 - 혹시 구인글 쓰셨는데 실패하시거나 또는 만남 하셨는데 까이신 적은 없으세요 - 예전엔 많았는데 승률이 점점 올라가긴 합니다 - 아 좋은 징조네요 비결이 있으신지요 - 비결이라기보다는 나도 대안이 있어야 마음이 놓이죠 - 대안이라 하심은 - 다른 여자들이죠 - 아 동시에 여러 여자분 만나셔요 -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습니다 폴리아모리는 전혀 아니고 - 이유가 있으실까요 - 아까 말했듯 여자분에게 다른 남자들 더 살펴보시고 신중히 비교하시고 내가 더 나으면 오라고 말하거든요 - 네 그렇게 말씀하셨죠 - 그런데 내가 더 낫다는 보장이 전혀 없잖아요 그리고 여자분 비교 평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구요 - 그렇네요 - 근데 내 성기는 자꾸 재촉하고 딜레마죠 - 시간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힘들죠 - 누구나 성욕이나 플욕이 넘칠 때가 있잖아요 - 그럴 때가 있지요 - 그런 발정기에 바로 만날 수 있는 여자분들이 반드시 필요해요 - 일종의 스페어 개념일까요 - 그쵸 대신 그런 스페어 여자분들도 남자 구인할 때 나를 스페어로 생각하셔야 해요 그래야 공평한거죠 - 아 그거 중요한 포인트네요 - 아주 중요합니다 여자는 나를 유일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녀를 스페어로 삼으면 개잡놈이 되는거죠 - 아 서로가 서로를 스페어로 알고 있고 그렇게 서로 상부상조하는 관계 - 맞아요 아주 좋습니다 그러면 조급하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고 구인할 때 상대방에게 부담도 전혀 안주게 됩니다 - 섹스 구인과 에셈 구인이 다른 점이 있을까요 결국 원리는 같나요 - 원리는 비슷한데 다른 점도 있어요 - 어떤 - 섹스는 한번 하면 답 나와요 서로 견적 나오죠 - 아 네 에셈은요 - 에셈은 더 장기적이고 가변적이에요 - 어떤 의미일까요 - 여자가 에셈에 흥미를 느껴도 막상 하기엔 부담되죠 - 네 아무래도 - 더 많은 시간과 고민과 시행착오가 필요해요 - 그렇겠지요 - 호기심녀는 그러다 중단하지만 진짜 성향녀는 결국 에셈에 다시 돌아와요 섹스만으로는 도저히 충족이 안되거든요 - 아 네에 - 그러다 결국 저에게 옵디다 - 앗ㅋㅋㅋ 그게 무슨 - 변바들 많이 만나고 상처 받고 에셈 끊었다가 결국 저에게 와요 아니 저같은 맬돔 ㅎㅎ - 변바... - 네 팸섭이 맬돔보다 실제로 훨씬 많으니까 맬돔으로 가장해서 섹스 즐기려는 변태바닐라도 많죠 - 흠.... - 근데 변바들 만나면 에셈 자체가 싫어졌다가 또 시간이 지니면 진짜 맬돔에 대한 갈망은 그만큼 더 커지죠 - 진짜 맬돔은 어떤 남자일까요 - 그냥 내 생각인데 섹스 없이도 에셈만으로 흥분할 수 있어야 하고 팸섭을 아껴주고 책임지고 배려해야 합니다 파트너지만 주인님 역할이니까요 - 네에 저는 에셈 고문도구들을 많이 구비했는데 이런 것도 좋은 맬돔의 요소가 되나요 - 글쎄요 저는 도구를 잘 안써서 모르겠네요 좋은 목수가 연장 탓은 안하지 않나요 ㅎㅎ - 아..그렇군요.. - 도구 좋아하시면 구인글에 기구플 좋아하신다고 솔직담백하게 쓰시면 되어요 그러면 그런 여자가 오겠죠 - 네에 - 아 그리고 만남보다 헤어짐이 더 중요해요 - 어떤 - 잘 헤어져야 다음에 다시 잘 만나게 되어요 - 아 네에 - 무조건 좋은 사람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해요 어떤 손해를 보더라도 - 아... - 세상 살면서 참 좋았던 분 참 고마웠던 사람은 영원히 기억됩니다 - 그쵸 몇십년이 지나도 고마웠던 분은 항상 따뜻하게 떠오르네요 - 근데 참 나빴던 인간 이기적이었던 사람은 더 오래 기억됩니다 - 아 - 사람은 대체로 고마운 일은 강물에 새기고 열받는 일은 바위에 새기기 때문이죠 - 네에.... - 그래서 상대방에게 고마운 사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하고 나쁜 사람 이기적인 사람으로 기억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 좋은 말씀이네요 다시 만남이 없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영원히 좋은 사람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참 마음 훈훈해지는 일이네요 - 그게 사람 사는 도리죠 그분과 인터뷰에서 많은 걸 느꼈다. 결국 구인도 만남도 "사람 사는 도리"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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