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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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때, 대략 100권 정도의 소설을 밤을 새가며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 로렌스의 아들과 연인입니다. 극중 여주인공인 클라라의 풍만한 육체와 자연에서의 놀라운 성관계 장면에 매혹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자위도 시작했고 옆집 누나의 불룩한 가슴팍에 눈길이 가곤 했었죠. 그러다가 10대 후반에 알베르 까뮈와 샤르트르를 알게 되었고 실존주의 철학 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까뮈의 소설인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의 행동에 많은 영감을 받았고 사랑, 섹스, 죽음, 삶의 의미 등에 대해서 여러 수준 낮은 고민들을 글로 쓰곤 했었습니다. 특히 관심이 많았던 것이 섹스란 과연 우리 관계와 존재에서 무엇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공부를 꽤 잘하는 편이었지만, 대학 가기를 거부했고 막노동을 하면서 책을 읽고 술을 마시고 주정을 부리는 일상을 3년 여 동안 했습니다. 그 즈음에 소빗기, 회유, 바퀴벌레, 선거 등의 졸렬한 시와 단편 소설도 쓰곤 했습니다. 작품 속에는 항상 섹스 장면이 나오고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여러 형태로 변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래도 먹고 살 문제가 겁이 나서 대학교 기계공학과를 들어갔지만 학업에 열중하지는 못했고 겉돌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대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전공을 포기하고 국어국문학과를 부전공으로 선택해 행복한 섹스 주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1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현실의 벽은 높았고 국어국문학 부전공으로는 취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유압 부품 수입 및 제조 중소기업에 취업했고 거기서 와이프를 만나서 급하게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즈음부터는 청춘의 열병 같았던 섹스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리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쯤, 당시 7살이었던 딸아이가 성년이 되었을 때 좀더 나은 성문화를 가진 대한민국를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토크온섹스라는 블로그, 팟캐스트 등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레드홀릭스를 론칭하기 위해서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를 왔습니다. 1년 여의 준비가간을 거쳐서 2014년 레드홀릭스를 시작했고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콘텐츠를 생산해 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괜찮은 사업가는 이윤을 얻으려는 마음 49%와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려는 마음 51%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2014년 그때의 저는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이 컸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겉포장만 그럴 듯 했던 것 같습니다. 40여 년의 섹스라는 주제를 마주보고 달려온 인생이 다른 이에게 어떻게 보일지만 골몰했던 것 같아, 자괴감이 듭니다. 이제 진짜로 섹스에 대해서 제대로 다루고 싶어졌습니다. 치열하게 공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 이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글을 남겨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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