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jealousy)와 부러움(envy), 마음의 골목에서 갈라지는 두 갈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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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에는 겹겹의 감정이 있다. 그 중에서도 질투와 부러움은 서로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자주 혼동되곤 한다. 하지만 이 두 감정은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마치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이 전혀 다른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 것처럼. 부러움은 결핍을 자각하는 시선이고, 질투는 위협을 자각하는 방어다. 누군가의 좋은 직장, 아름다운 연인, 안정된 가정을 보며 ‘나도 저런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건 부러움이다. 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이 나에게도 있기를 바라는 일종의 긍정적 결핍 감각이다. 부러움은 때로 동기가 되며, 성장의 방향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존경과 동경의 그림자가 부러움의 실루엣이기도 하다. 반면, 질투는 조금 더 어두운 영역에서 자라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에게 마음을 줄까 두려울 때,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누군가 빼앗아갈까 염려할 때, 질투는 날카로운 가시처럼 마음을 감싼다. 질투는 “그가 갖는 것이 내 것을 위협한다”는 감정이다. 그래서 질투는 방어적이고, 폐쇄적이며, 때론 파괴적이다. 부러움은 ‘그가 갖고 있는 것을 나도 갖고 싶다’는 소망이고, 질투는 ‘그가 갖고 있는 것을 갖지 못하게 하고 싶다’는 불안이다. 전자는 성장의 방향을 가리키고, 후자는 불안의 그림자를 길게 늘인다. 둘은 언제나 마음속에 공존한다. 특히 사랑 앞에서. 누군가를 사랑할수록, 나의 애정은 독점욕과 뒤섞이기 쉽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스스로를 시험한다. ‘나는 지금 부러운가, 질투하는가?’ 그 차이를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상대를 향한 감정이 연대인지, 소유인지, 성장인지, 파괴인지 더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성숙한 사람은 질투를 부러움으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다. 상대의 빛을 끄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등불을 밝히려 애쓰는 사람이다. 부러움을 동기로, 질투를 성찰로 삼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스스로의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 참고문헌 Buss, D. M. (2000). The Dangerous Passion: Why Jealousy is as Necessary as Love and Sex. Free Press. Festinger, L. (1954). A Theory of Social Comparison Processes. Human Relations, 7(2), 117–140. Gross, J. J. (1998). The Emerging Field of Emotion Regulation: An Integrative Review.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2(3), 271–299. Parrott, W. G., & Smith, R. H. (1993). Distinguishing the Experiences of Envy and Jealous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4(6), 906–920. Smith, R. H., & Kim, S. H. (2007). Comprehending Envy. Psychological Bulletin, 133(1), 46–64. Van de Ven, N., Zeelenberg, M., & Pieters, R. (2009). Leveling Up and Down: The Experiences of Benign and Malicious Envy. Emotion, 9(3), 419–429. White, G. L. (1981). Jealousy and Partner’s Perceived Motives for Attraction to a Rival. Social Psychology Quarterly, 44(1), 24–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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