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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조금은 여유롭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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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고 덥고 습하고 불쾌지수도 높은 요즘
서울에서 출퇴근 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보통의 사람들보다 퍼스널 스페이스가 좁은 나에게는 대중교통은 정말 불편한 요소 중에 하나다 좁은 공간이기에 가까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물리적 접촉은 없었으면 한다. 내가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만큼 아무리 좁아도 타인에게 닿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나'같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스치면서 지나가기도, 심지어 밀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퍼스널 스페이스라는 존재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렇게 나는 타인에게 각박해지고 표정은 일그러지기 일쑤였다 몇년전인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지만 잠시나마 해외에 살면서 느꼈던 그들의 여유로움을 다시금 상기시켜보았다 눈 마주치면 엷은 미소와 함께 건네는 인사와 뒤따라오는 사람을 위해 잡고 있는 문 손잡이, 대중교통을 타고 내릴 때 먼저 양보하는 모습, 횡단보도에 서있는 보행자를 위해 먼저 멈춰서는 운전자들 등등 그들에게선 마음에 여유로움이 있었다. 내가 해외생활을 동경하고 그리는 이유가 바로 그들의 여유로운 문화였지. 나도 해외에 나가면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여유있게 배려하고 양보하려고 움직인다. 우리나라에서 그들과 같은 마음을 갖기엔 제약이 많다. 잠시라도 머뭇거리면 치고 들어오고, '내가 먼저'가 빈번히 보인다. 나도 지지않기 위해 더 치고 들어가고 먼저 앞서가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행동하다보니 내 스스로도 불편하고 피곤한게 느껴졌다. 지금 여기에서라도 여유있고 천천히 살아가면 어떨까 생각했다.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문을 잡고 있기도 하고, 대중교통 타고 내릴때는 천천히 양보하고, 또 운전할때는 보행자들을 위해 멈추었다 가며 해외에서 있을 때 처럼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행동하니 조금은 어색한 고맙단 인사를 받고 웃음으로 화답하기도 한다. 작은 행동의 변화를 통하 느낀 점은 그동안 이 세상이 나를 각박하게 만들었다기보다는 내 스스로 각박해지길 선택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혼자서 조용하게 세상과 싸우고 있던 거지.. 여전히 좁은 공간에서 모르는 누군가가 내 몸에 닿는다는게 아무렇지 않지는 않다. 내가 아는 나는 그게 괜찮아질리 없다. 하지만 조금만 더 마음에 여유로움을 채우고 천천히 이 세상을 살아가려고 한다. 지금의 퇴근길도 정말 좁고 답답하다. 그렇지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사소한 불쾌함들은 의연하게 넘겨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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