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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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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위스키를 만남에 비유한다면, 알아가는 중이에요. 심쿵했던 첫 설렘은 지났지만 여전히 호감있는, 좀 더 파헤치고 싶은 단계랄까요? 몸에 불편함이 있을 때마다 가는 병원이 있어요. 다닌지 십년이 넘어서 친숙한 작은 의원인데 F 감성 넘치는, 저와 연배가 비슷해 보이는 남자♡선생님이 계신 곳. 어느 날부터 불면증이 지속 돼 고민하다 약 처방 받으면 어떨까 갔었죠. 쭉 제 얘기를 듣곤 늘 그렇 듯 "그래요~" 공감 먼저. 그런 후 젊은 분이 드시기엔 이르다며(아뇨...지금 무지개 다리 건너도 이상 할 나이가 아닌데) 우선 생활 패턴을 바꿔보면 어떨지 제안했어요. 잠들기 30분 전부터 휴대폰은 멀리두고 (졸다 얼굴에 떨굴 정도인데) 커피는 오전에 한 잔만(카페인 노예랍니다 -.-) 그리고 저녁에 유산소 운동을 주 3~5회(연간회원권이 아직 만료 전? 아마??) 권유하는 말에 절망적인 제 표정을 읽으셨는지 "음... 술 드세요?" 물어보곤 약간의 침묵 후 조심스럽게 소곤소곤. "기분이 처지지 않을 때 좋은 술 딱 한 잔만. 대신 주 2회는 넘기지 않기로."란 비공식적 처방을 받고 왔죠. 그 쯤 대만 여행을 갔었고 한국보다 저렴하게 위스키를 구입할 수 있단 정보를 얻고 데려온 친구가 <카발란 비노바리끄>였어요. 내돈내산 첫 위스키의 맛은 너무나도 좋았어요. 회식 자리나 어른들 모임 때 마셔 봤던 위스키는 알콜이 먼저 치고 들어 왔다면 요 녀석은 비염 있는 제 코가 느낄 정도로 달달하고 부드러운 향이 매력적이고 목젖을 탁 치는 매운맛이 인상적! 얼떨결에 입문한 위스키 세상은 방대했고 유튜브 주락이 월드(조승원 기자님 극호~)를 보면서 비상금이 생길 때마다 하나둘씩 모아봤네요. 2년 정도 됐는데 데일리 샷 특가 나올 때, 증류소 견학 핑계로 여행을 가서, 현지 리쿼샵에서, 면세 찬스도 써보고요. 비록 선생님과 한 약속을 늘 지키지는 못했지만 잡생각이 많아 잠이 오지 않는 날, 글라스에 담긴 위스키 향을 맡고 있으면 차분해졌어요. 30ml정도 숙성 된 알콜이 허락한, 고요의 시간을 마신다는 기분이랄까. 위스키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불면증에 도움은 됐답니다. (물론 전적으로 개인적인 경험이에요.) 위스키 진열장이 없어서 비어있는 주방 수납장에 넣어놨는데 하이볼 만들 겸 꺼내보니 별로 없네요. 대부분 개봉 전인데 제 기준에 아껴둔 위스키는 '좋은 일이 생기면 그 때 오픈해야지!' 다짐하며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날'을 벼르고 있어요. 더불어 마음 다해 축하할 모임에 가져가서 "고생했어~애썼어!"말하며 함께 기쁨을 나누고 기분 좋게 짠~ 하고 싶어요. 벌써 7월 마지막 날. 덥다덥다 해도 시간은 지나가고 어느덧 8월의 코 앞이네요. 올 해 남은 5개월동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에게 기쁘고 행복한 일이 자주 일어났음 해요. 곁에 있는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도 많았으면 좋겠고요. 무엇보다 바라는 일에 원하는 결과와 결실이 맺어지길 바랄게요. 물론 저도. 아끼는 위스키가 모두 오픈됐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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