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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때의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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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뭐야? 미쳤어?
그 애는 내가 여보세요라는 말을 하기도 전에 말했다. 아니 소리쳤다. "카톡 봤어?" -보고 전화한거지! 너 제대로 보낸거 맞아? "어. 너한테 보낸거 맞아. 왜, 별로야?" 핸드폰너머 목소리에 당황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당연히 당황스럽겠지.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사적인 연락은 처음인데 그것도 몇 년만에 연락해서는 다짜고짜 나랑 섹스할래? 라니. 무례도 이런 무례가 따로없지. 그 애는 내게 남자친구가 있지 않냐고 진지하게 물었다. 나는 있다고 대답했고 그럼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한거냐고 다시 물어왔다. 그리고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너 같은 애는 그런거 하면 안돼. 내 얘기를 한참 말 없이 듣고있던 그 애는 나에게 그랬다(이 말은 죽을 때까지 기억이 날 것 같다) "나 같은 애는 뭔데?" - 몰라, 아무튼 있어. 넌 진짜 그러면 안돼. "거절하는거야? 나 그런 걸로 상처 안받으니 솔직하게 말해도 돼. 거절이야?" -내가 거절하면 안 할거야? "몰라? 다른 남자 찾지 않을까?" 그 말에 그 애는 핸드폰 너머로 야!! 하며 소리를 질렀다. 사실 다른 남자도 없어서 걔가 거절하면 끝이었을거다. 그 말은 안했지만. 그렇게 우리는 만났고 섹스했다. 사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텔에 들어갔고 애무도 했지만 삽입은 못했다. 그 애가 발기를 못했으니까. 난 그때 섹스와 남자를 몰랐던 때라 (사실 지금도 모르겠다) 그저 내가 마음에 안들어서 안 서는 줄 알았다. 겉으론 괜찮다고 했지만 속으론 몹시 당황스러웠었지. 지금 생각하면 작은 웃음이 나는 기억. 요즘 들어 그 때 생각이 종종 난다. 그 아이의 마른 몸, 비흡연자인 나를 배려하겠다며 화장실 입구에서 줄담배를 피던- 문열고 입구에 서서 피면 그게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지만- 모습과 그 상태로 1시간 가량 내게 쏟아내던 네 슬픈 이야기들. 빛이라고는 티비 뿐이던 어두컴컴한 작은 모텔방 안에서 내게 예쁘다 해줬던 목소리까지. 있잖아, 내가 이 얘기를 다른 분께 했더니 그 분이 그러더라 "되게 착하네, 그 친구." 그래, 맞아. 넌 너무 착했고 그 덕분에 난 그 때를 후회하지 않아. 그리고 너도 후회하지 않기를 바래. 고마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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