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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자유게시판
대상화, 언어화  
5
JinTheStag 조회수 : 340 좋아요 : 0 클리핑 : 0
제 꿈은 모든 성향의 언어화, 그리고 제도화입니다.
그래서 그닥 인기 없을 글들을 적어내리고 있죠.

어느 글을 읽고 답을 적고 돌아서 보니 문득 떠오른 생각에,
몇 자 남겨봅니다.

대상화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ㅡ“대상화만 존재하는 세계”ㅡ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언어적인 감정의 표출과,
직관만이 지배하는 욕망의 세계는
오해와 도구화가 넘치게 됩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성향과 욕망이 존재하죠.
D/s, DDLG, Exhibitionism, Voyeurism, Sadism, Threesome, Swing, Gangbang...
이외에도 나열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욕망이
서로 뒤섞이고, 분화하고, 진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활자보다는 노출된 이미지에 더 많은 관심과 반응이 쏟아지고,
언어보다 자극이, 맥락보다 장면이
더 많은 주목을 받습니다.
더 많은 지원을 받고, 더 빠르게 소비되죠.

문제는 그 자체라기 보다, '그것만이 전부'인 세상입니다.
욕망은 말보다 먼저 움직이고,
몸은 생각보다 빨리 반응하지만,
그 모든 관계와 감각이 언어 없이 오갈 때,
우리는 쉽게 오해하고, 쉽게 상처 주고, 쉽게 붕괴합니다.

성적 욕망에 솔직했던 사람들이
착취와 협박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이해의 부족이 관계의 균열을 만들고,
때로는 자아의 해체와 트라우마까지 이어지기도 하죠.
그만큼 성과 욕망을 다룬다는 건 무거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라는 이 시점이
몸의 대상화와 더불어
언어적 표현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은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오해를 낳습니다.
언어는 느리고 어렵지만 정교합니다.
감각과 사유, 욕망과 의미는
함께 갈 때 가장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BDSM이 걸어온 길이 가끔은 부럽습니다.
그들은 어쩌면 더 일찍부터 자신들의 욕망을 언어화했고,
조심스럽게 제도를 만들고,
나름의 규범과 문화를 쌓아왔습니다.

반면, BDSM에서 파생된 수많은 ‘킨크(KINK)’들ㅡ
또는 전혀 다른 기저에서 비롯된 성향들은
명확한 개념 없이 떠돌거나,
그저 감각을 비트는 자극과 왜곡된 포르노 속 장면들만을
‘가이드’처럼 삼아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습니다.

욕망은 나쁘지 않습니다.
성적 대상이 되는 것,
몸을 드러내는 것,
표현하는 것 자체도 전혀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모든 것 위에 ‘언어’가 존재하지 않을 때입니다.

언어 없는 욕망은, 결국 ‘오해의 훈련’이 됩니다.
보고, 보이는 사람 모두가
보상과 강화의 체계에 익숙해질 뿐,
서로를 더는 사람으로 느끼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보는 자든, 보여지는 자든ㅡ
욕망은 결국 ‘전달’을 원합니다.
그리고 언어는 그 욕망을 온전하게 건너가게 하는,
가장 인간적인 다리입니다.
JinTheStag
https://stagnvixe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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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체어 2025-08-03 18:51:27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감각과 욕망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언어의 역할을 이렇게 정교하게 짚어낸 글은 오랜만이네요. 단순한 자극의 소비를 넘어서, 관계와 이해, 그리고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성적 표현과 커뮤니케이션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언어 없는 욕망은 결국 오해의 훈련이 된다”는 문장은 특히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자몽주스 2025-08-03 17:50:49
매번 쓰시는 글에 감탄하고 가요..(짝짝)
어려사이둥소 2025-08-03 15:34:08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qwerfvbh 2025-08-03 15:03:52
욕망을 언어화 한다는 건 욕망의 객관화라는 의미인 것 같아요.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긍정적 의미의 욕망의 대상화도 개념적으론 욕망의 자기 객관화에 가깝지 않을까요? 대상화 라는 개념엔 이미 타자에 대한 의존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상화도 필요하지만 선결되어야 하는 건 성적 욕망에 대한 주체의 자기 객관화 아닐까 합니다. 그런 후에 스스로를 대상화의 단계로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철학은 역시 어렵네요. ㅠㅠ.
JinTheStag/ 허미, 철학이라뇨. 너무 고평가하신 거고… 작가도 아니고 그냥 변태일 뿐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욕망을 언어화한다는 건 결국 욕망의 자기 객관화에 다가가는 과정일 수 있겠죠. 자신의 욕망을 제3자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그것의 기원과 맥락을 이해하려는 시도니까요. 다만 저는 이 ‘객관화’가 ‘대상화’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보진 않습니다. 오히려 관계의 맥락 안에서 ‘욕망이 어떤 의미로 대상화되었는가’를 함께 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느껴요. 욕망의 표현과 실현에는 직관, 감각, 즉흥성 같은 비언어적 요소도 필수적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감각의 표현이 타인에게 어떻게 읽히는지, 또 나 자신에게 어떤 균열을 남기는지는 결국 언어화, 객관화를 통해만 비로소 인식되고 정돈되는 것 같아요. 그 둘은 나란히 가야 할 여정 같달까요.
qwerfvbh/ 맞습니다. 같이 가야죠. 동시성. 그리고 그 만큼 중요한 건 실존으로서 자기 욕망의 객관적 인식이 필요할 것 같아요. 나의 욕망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순수한 욕망인지 자본이나 타자에 영향 받은 건지… 이러 자기 욕망에 대한 메타 인지적 인식 과정이 성적 주체의 긍정적 형성과정이자 실존적 의미에서의 주체형성 과정일 겁니다. ㅎㅎㅎ 좋은 주제 감사합니다.
JinTheStag/ 맞아요. 결국 욕망도 실존의 한 갈래라면, 그게 어디서 왔는지, 내 것인지 아닌지 묻는 건 자기 삶을 책임지는 방식이기도 하겠죠. 샤르트르를 떠올리게 하네요. 가끔은 어처구니없어요. 그냥 “왜 나는 자꾸 이따구 욕망에 끌리는 걸까” 그 작은 물음 하나였는데… 이제는 욕망의 지도라도 그려보자고 달려드는 걸 보면요. 한번 흘러가는 데까지, 가볼 생각입니다. 함께 생각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qwerfvbh/ 욕망의 지도 작성. 쉽지 않겠지만, 그래서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용감한 사자의 길을 걸으시는 작가님을ㅎㅎ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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