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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 동화&설화 (왜 동물 가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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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촌장 조회수 : 416 좋아요 : 0 클리핑 : 0


<샤를 페로의 당나귀가죽>
어느 왕국에 왕과 왕비가 있었다. 그들은 금슬이 매우 좋았고, 아름다운 딸과 '매일 자기가 누운 짚 위에 배설물 대신 금화와 보물을 쏟아내는 당나귀' 가 있었으며, 평판도 좋아서 모자랄 것 없이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왕비는 병에 걸리게 된다. 왕과 여러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왕비는 병마 끝에 죽게 되고, 죽기 전 유언으로 "자기보다 더 아름답고 현명한 여자하고만 재혼하라."고 당부한다. 왕은 새 왕비감에 어울릴 여자를 찾았으나 누구도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던 중 왕은 공주가 사망한 왕비와 매우 닮았음을 깨닫고 공주를 자기의 새 왕비로 삼으려 든다.

공주는 당연히 자신의 아버지인 왕과 결혼할 생각 따윈 없어서 요정 대모에게 도움을 청한다. 요정 대모는 공주에게 아무도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하늘, 달, 태양을 닮은 드레스를 왕에게 지어달라 부탁해보라고 한다. 공주가 왕에게 무리한 부탁을 했으나, 왕은 내로라 하는 재단사들을 불러 그 부탁을 모두 들어준다.
결국 요정 대모는 공주에게 왕국의 보물인 당나귀를 죽여 가죽을 달라는 부탁을 해보라 하지만, 왕은 그것마저도 들어줘버린다.
공주는 다시 요정 대모를 찾아간다. 요정 대모는 공주가 받아온 당나귀 가죽을 공주에게 씌우고 떠나보낸다.

공주는 당나귀 가죽을 쓴 채 신분을 숨기고 다른 나라에까지 흘러 들어간다. 사람들은 당나귀 가죽 공주를 비웃지만, 그 나라 왕자는 우연히 당나귀 가죽 공주가 아름다운 여인임을 알게 된다. 왕자는 궁으로 돌아온 후 공주의 모습을 못 잊어 병을 앓다가 '당나귀 가죽이 만든 과자를 먹고 싶다.'는 말을 한다. 그 나라의 왕과 왕비는 당나귀 가죽 공주를 찾아내 그녀에게 왕자가 먹을 과자를 만들어 달라 명령한다.

당나귀 가죽 공주는 과자 반죽에 일부러 자기가 갖고 있던 반지를 섞어넣고 과자를 만들어 바친다. 왕자는 당나귀 가죽 공주가 만든 과자를 먹다 반지를 발견하고, 그 반지에 맞는 손가락을 지닌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선포한다. 당연히 당나귀 가죽 공주가 반지에 맞는 손가락을 가졌다는 게 밝혀지고, 공주를 감싼 당나귀 가죽이 드러나 공주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이후 둘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Feat. 나무위키. 당나귀가죽 동화)

<옥녀봉 설화>
옛날 사량섬(蛇梁島)에 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첫딸을 낳고 얼마되지 않아 부인이 병들어 죽자, 홀아비가 된 어부는 오직 외동딸 옥녀(玉女)에게 정을 붙이고 살아가게 되었다.
예쁜 옥녀는 착하게 자랐고 아버지에 대한 효성도 지극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옥녀가 커 갈수록 오히려 외롭고 쓸쓸해지기 시작했다.
재롱동이 딸이 죽은 아내를 쑥 빼 닮은 미모의 처녀로 성숙해지자 오랜 독신생활과 외딴 섬에서의 고적함이 되살아난 것이다. 어느덧 아버지는 그녀가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마저 깜빡깜빡 잊어 버릴 때가 많았고,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다가 언뜻 스스로 놀라 자신의 허벅지를 꼬집는 일이 잦아졌다.

영리한 옥녀는 아버지가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가끔 씩 난처할 때면 그때마다 슬기롭게 대처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비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었다.
욕정을 참지 못한 아비는 결국 옥녀의 방으로 뛰어 들어가게 되고 딸은 눈물로 애원하며 저항하는 절박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아부지, 정말 이라시모 안됩니다! 사람 까죽을 쓰고 우찌 딸한테 이랄 수가 있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딸이 아부지한테 우찌 허락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마치 금수처럼 달려드는 아비에게 옥녀는 완강히 저항하다가 그래도 되지 않자 꾀를 냈다.
“아부지, 좋습니다. 정 그라시모 우찌 내가 아부지의 뜻을 거역하겠습니까마는,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정신없이 덤벼드는 아비를 진정시키기 위해 옥녀는 제안을 했다.
“아무리 아부지 청을 들어 줄라케도 인간의 탈을 쓰고 우찌 그리하겠습니까? 소녀가 저게 뒷산 먼당 바우 벼랑에 올라가 있을테니 아부지가 뒤따라 올라 오이소. 그라고 올라 옴서로 소 가죽을 머리에 둘러쓰고 황소 같이 움메에~움메에~하고 소울음을 내면서 올라와야 됩니다. 그래야만 저도 짐승 메이로 아부지를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몇 번 다짐을 받은 옥녀는 도망치듯 집을 나서서 장대같은 비를 맞으며 마을 뒷산으로 올랐다. 잠시 후 아버지의 격정이 가라앉게 되면, 여기까지는 뒤따라오지 않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 기대는 기대에 그쳤다. 옥녀가 산 중턱에 이를 즈음 멀리서 소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있는 힘을 다해 깎아지른 바위 벼랑을 타고 산정에 올라 뒤돌아 보니, 아버지가 소 가죽을 둘러쓰고는 소 울음을 내며 엉금엉금 기어서 뒤따라 오르고 있지 않은가. 옥녀는 설마 설마하던 아버지의 이러한 행동을 바라보며 한없이 울었다. 이제 더 이상 오를 곳도 없었다. 오직 옥녀는 천길 바위 벼랑 아래에 몸을 던져 아버지와 자식의 도리인 천륜(天倫)을 지키는 길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옥녀는 그 순간 결심했다. 치마를 둘러쓰고 천길 벼랑 아래로 몸을 던지고 말았다. 이러한 슬픈 전설로 인해 이 산을 옥녀봉(玉女峰)이라 일컫게 되었으며, 이곳 벼랑 바위에는 지금도 검붉은 이끼가 피어 있어 마치 옥녀가 떨어져 죽은 현장의 선혈처럼 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처녀로 죽은 옥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마을에는 전통혼례를 할 때면 언제나 신랑 신부가 나란히 맞절을 하지 않는 것이 오랜 풍습으로 남아 있다.
            (Feat. 네이버 블로그 중에서)

두 설화에 왜 당나귀 가죽과 소 가죽이 등장할까요?
아버지가 딸에게 품지 말아야 할 마음을 품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차마 넘지 말아야 할 선이기에 동물 가죽을 등장시켜 사람과 동물의 경계로써 표현한 이야기는 아닐까 싶네요. (물론 그럼에도 경계를 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람세스2세는 워낙에 출중한 왕인데다가 후궁도 많았고 장수해서인지 딸 중에 한명을 후궁으로 삼았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어제 근친 이야기를 올려주신 분 사연 읽다 보니 문득 예전부터 떠오른 궁금증이어서 이 참에 올려봅니다. 가볍게 읽으시고 잠시 더위를 잊으셨으면 합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근친썰 올려주신 분 후속 이야기는 언제 들려주실 건가요?^^)

사진1. 구스타프 도레의 당나귀가죽 삽화
사진2. 사량도 옥녀봉 표지석
시인과촌장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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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체어 2025-08-04 19:53:56
두 이야기 모두 마음이 먹먹해지네요.
금기의 무게를 동물의 가죽으로 상징화한 장치도 그렇고,
그 경계 앞에서 인물이 선택한 방식이
동화든 설화든 참 비슷하다는 점에서 오래도록 이어져 온 인간의 두려움과 슬픔이 느껴집니다.
특히 옥녀봉 이야기는...
소 울음소리에 담긴 광기와 절망이 잊히질 않네요.
이런 이야기를 다시 꺼내주셔서,
오늘 밤은 조금 더 깊은 사유 속에서 쉬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인과촌장/ 옥녀봉 설화는 흔히 알고있는 달래 설화와는 또 다른 비극으로 느껴졌는데 퍼플체어님께서도 비슷한 느낌이셨다니 제 혼자만의 상념은 아닌듯 싶어 정말 다행입니다^^
JinTheStag 2025-08-04 19:26:45
사실 글의 맥락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흠...저는 늘 ‘결핍’이 욕망의 구조를 만들고,
‘관계’나 ‘금기’가 그 욕망을 구체화한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촌장님 사족을 또 읽다 보니,
금기 자체가 판타지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욕망의 에너지로 작동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다만, 설화 맥락으로 보면
처의 상실이라는 ‘결핍’이 욕망의 뿌리가 되고,
그게 딸에게 투사되며 금기로 전이된다고도 해석할 수 있고...

근친 판타지 같은 경우엔
내면의 사적 배경이 드러나지 않다 보니
어디까지가 투사이고 어디까지가 판타지인지, 단정짓기엔 조심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도 나름 변태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금기들을 보다 보면 인간의 욕망은 정말 무궁무진하고 동시에
참 위험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더군요.

근친은 특히... (성인이란 가정 하에)
개인적으로 비난하고 싶어지지만
막상 그 비난의 논리를 따라가 보면
그것이 다른 금기들에도 통용되기 쉽고,
그렇지 않다면 결국 제 개인적인 감정적 거부감일 뿐이니
판단이 쉽지 않은 영역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그래서 성은 사회적으로 오랜 시간 ‘통제’되어온 게 아닐까 싶어요.
통제를 혐오하면서도 통제의 근원을 바라보는 묘한 느낌...
무엇이 옳다 그르다보단 욕망이라는 감정 자체의 무게와 파급력 때문에요.
시인과촌장/ 제 투박한 이야기에서 결핍보다 금기가 욕망의 근원이라는 혜안을 이끌어주시다니 정말 감탄하였습니다. 아마도 인간은 여러 금기에 끊임없이 도전해 오면서 결국 현재의 모습까지 도달한게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선악과를 따먹는 것도 결국 금기의 위반을 상징한 것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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