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내 글
내 덧글
-
섹스다이어리 -
레홀마켓 -
아이템샵
유난 혹은 다름
20
|
|||||||||
|
|||||||||
주말이지만 이렇게 비오는 날 연구실에 출근하는 일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비가 오면 출퇴근은 힘들어지지만, 그만큼 나름의 운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도착하자마자 늘 마시던 따뜻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들이키며 문득 옛 생각이 났다. ... 어느 무더운 여름날 이맘때, 발이 넓은 고등학교 친구 결혼식이 있었고 졸업하고 처음으로 많은 동창들이 모인적이 있었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이제는 다들 하는 일이 달라 서울을 비롯한 각 지방으로 흩어진지라, 다같이 모이는 일은 드문일이 되었다. 다같이 밥을 먹고 카페에 간 나는 늘상 하던대로 '아메리카노 아이스 X잔하고 따뜻한 거 한잔 주세요'를 외쳤다. 그때 내 옆의 친구는 웃으며 '역시 00이는 특이한거 같아' 라고 말을 했다. 뭔소린가 해서 그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를 먹는 모습에서 예전의 나의 모습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장이 약해서 찬 걸 마시면 배탈이 난다는 옹색한 변명을 길게 늘어놓아야 했다. ...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의 나는 여전히 유난이다. 비록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남들은 하지 않는 박사과정을 하고 있고, 나는 내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절대 알수 없는 작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 늘 유쾌하게 사람들을 대하려 하지만, 내가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누군가는 내게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쓰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하다못해 섹스 취향 마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성향자이니 말이다. 겉보기엔 그저 ‘보통의 사람’ 틈에 섞여 '보통의 사람' 모습을 하고 '보통의 사람' 들과 함께 섞여 살지만, 유난히도 달라보이는 나의 모습은 유난일까 다름일까.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