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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인연과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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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을 켜다 보니 업데이트한 프로필에 너의 이름이 뜨는 걸 보았다. 그래서 정말 무심결에 반사적으로 너의 사진을 눌러 보았다. 그렇게 보다 보니 너의 프로필에도, 너의 배경에도 예전엔 빠지지 않았던 너의 남편의 흔적이 모조리 사라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걸 보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그때 나는 너를 정말 불처럼 사랑했었다. 나 조차도 놀랐다. 나이 30이 넘고서도 누군가를 이렇게 순수하게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걸 너로 인해 처음 알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그렇게 너에게 진심을 다했을 때, 너는 나에게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하면서도 애매하게 여지를 뒀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너에게 더 큰 사랑을 표현하고 주었다. 너 또한 그때 나에게 '누군가에게 이렇게 조건 없는 사랑을 받는게 처음이다'라고 얘길 했었고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엄청난 사랑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고 나에게 얘기했었다. 나는 그 말에 너무나 행복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대하는 너의 태도에 뭔가 모를 찝찝함이 들었다.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게 느껴져서였다. 왜 거짓말을 할까? 그래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닐거라 생각하며 믿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려고 거짓말을 했단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니가 그 사람과 결혼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너에게 마지막을 고하기로 했다. 너에게 마지막을 고하던 날 조차도 너는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 순간 내 안에 남아있던 너를 향한 불씨는 완전히 사그라 들었다. 왜였을까? 마지막이면 그래도 진심을 얘기할 법도 한데. 왜 그랬을까? 차라리 솔직하게 말했다면 그래도 내가 이해했을텐데. 나는 이미 너에게 모든 것을 주었기 때문에 내 안에 너에 대한 것은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처음엔 너의 거짓말에 화도 났었지만 조금 지나고 나니 후회도 없었고 아쉬움도 없었다. 나는 정말 너에게 최선을 다했으니까. 그리고 나는 너를 그대로 내려 놓았다. 마치 골방 구석에 던져 놓은 앨범처럼 그 위로 먼지가 쌓이고 그 앨범이 있었다는 것조차 잊는 것처럼 너를 그렇게 잊었다. 그러다 카톡으로 인해 우연찮게 그 먼지를 털어내고 너의 존재를 다시 떠올리게 된 것이다.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잔인하게 떠날 거였으면 잘 살기라도 하지. 하지만 이제는 미워하는 마음조차 남지 않았기에 오히려 안타까움이 든다. 하지만 그 안타까움도 잠시, 다시금 내 마음 속의 앨범을 덮고 구석에 던져 둔다. 그래도 지나간 인연이니 좋은 기억만 두려 한다. 나에게 너는 지나간 인연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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