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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경의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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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곶의찻집 조회수 : 125 좋아요 : 0 클리핑 : 0
너는 비오는 날을 싫어했다. 정확히는 비에 젖는 것을 싫어했고 따라서 예기치 못하게 비가 내리는 날은 결국 그 발걸음이 언제나 모텔을 향했다. 난 그저 항상 들고 다니는 고운 청자 디자인의 우산을 챙겨들고 그녀의 어깨가 젖지 않도록 하면 그만이었다. 어쨌든 비에 젖은 수분감과 에어컨의 서늘한 공기가 섞일 때 느껴지는 오묘한 온도감이 나에게 있어서는 비오는 날의 섹스를 떠올리게 하는 종소리와도 같은 것이다.
나는 비를, 정확히는 창가에, 화단에, 지붕에 타닥타닥 부딪히는 정연한 빗소리를 사랑했다.  비가 오는 날은 가능하다면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인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곤 했고 또 비를 주제로 하는 여러 음악들도 즐겨 듣곤 했다. 난 그 소설에서 느껴지는, 마치 미지근한 욕조에 몸을 담근 것과도 같은 침전된 온도감을 내 삶에 이식해보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난 좀처럼 차분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나 역시도 비를 맞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비의 비린내를 따뜻한 물로 씻어낸 뒤 가장 쾌적한 상태의 그것을 그녀의 질 속으로 밀어넣을때, 난 역시 비를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만다. 비는 고마운 나의 친구로서, 내가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너가 비를 싫어하기 때문에 모텔을 가야한다는 뻔한 거짓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교롭게도 너와 헤어지던 날도 비가 내렸다. 다만 그 날이 화요일이 아니었다는 것은 나에겐 그나마 다행인 일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화요일을 콕 찝어 노래하고 있기에, 어쩌면 더는 그 노래를 듣지 못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날은 어지간하면 약속을 잡지 않았던 너였고, 또 그날의 목소리와 말투가 사무적이었음을 나조차도 느낄 수 있었으므로 어렴풋이 마지막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이별 계약서의 약관을 확인한 후 서명한 뒤 덕담과 인사를 간단히 나눈 후 너무나도 청쾌하게 헤어졌다. 도무지 비오는 날의 축 처지고 찝찝한 공기 속에서 이루어진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 
오늘은 비가 아주 조금 내렸고, 하늘은 맑았다. 잠깐 젖은 뒤에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는 종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무지개곶의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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