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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의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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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바쁜 그녀와 나. 서로의 바쁜 하루들을 배꼽도 맞추지 못한 채 수화기 너머로만 위로한다. 사려깊은 생각과 따뜻한 말, 눈을 마주치면 부끄러워 고개를 돌리고 마는 풋풋한 모습. 그녀는 그런 사람인 것이다. 그렇기에 탐스런 젖가슴과 나이에 맞지 않는 변태같은 성욕과 같은 문장은 그녀를 떠올릴 때 항상 후순위로 밀려나고 만다. 파트너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그녀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느낀다. 피로에 찌든 그녀는 오늘 밤 평소보다 일찍 잠에 들었다. 그녀는 잠들기 전 내 목소리를 듣는 것을 일과의 마무리로 삼았기에, 홀로 흘러가는 이 시간이 어쩐지 낯설다. 우리는 특별히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 것은 아니지만, 마치 합의라도 한 듯 서로를 "사랑"이라는 단어로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그 단어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해 곤란해질 때가 있다. 밝고 창창한 미래가 준비되어 있는 젊고 똑똑한 그녀. 아마도 그녀가 그토록 노력하는 것도 손에 닿을 듯 미래가 눈 앞에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 비루한 지갑사정과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그녀의 환한 미소를,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나는 담배를 피지 않기에 담배를 피는 사람들의 심리는 조금도 모르지만, 이 새벽이 되면 센치해지는 것도, 지나간 혹은 지나갈 그녀들에 대한 글을 끄적이는 것도 담배의 그것과 닮은게 아닐까 생각한다. 잡다한 생각들이 도무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이렇게 지리멸렬한 일기장을 쓰고 나면 조금은 해소됨을 느끼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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