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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이 넘도록 장가를 못 간 노총각이 점쟁이를 찾아가 방법을 물었더니 어느 연못에 가서 날개옷을 훔치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그렇게 결혼해서 아이도 셋 낳고 잘 살다가 어느 날 선녀가 집을 나가 버렸다.
나무꾼이 황망하여 연못으로 찾아가 보았더니 물속에서 솟아 나온 선녀가 자신은 본래 동해 용왕의 딸인데 죄를 지어 잠시 지상에 머물렀다가 하필 점쟁이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인지라 이제는 본래 자기 있던 곳으로 돌아가겠노라 한다.
그리고 빨간 병과 파란 병을 주면서 파란 병으론 아직 어린아이들을 먹여 살리라고 하고, 빨간 병은 점쟁이를 갖다 주라고 하였다. 나중에 빨간 병을 건네받은 점쟁이가 병을 열었더니 순간 불길이 확 일어서 점쟁이가 불에 타 죽었다 한다. (점쟁이의 점술서를 불태웠다는 버전도 있습니다)
- 권도영의 구비구비 옛 이야기 중에서 -
우리나라 설화 중에 제일 유명한 선녀와 나뭇꾼 설화 중에 위와같은 버전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자식 셋을 낳기 전엔 절대 돌려주지 말라던 날개옷 이었건만 윗 이야기에선 자식 셋에도 선녀를 막을 순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더 신선하게 다가온 이야기 였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사이다 결말?)
이 이야기 읽으시며 오늘도 편안한 퇴근길 되세요.
이미 이부영 선생님께서 잘 풀어두신 설화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조금 다른 개인적 해석을 첨가하자면
무의식(선녀)과 자아(나뭇꾼)의 관계라고도 볼 수 있죠.
자아가 무의식을 통제, 즉 소유하려거나 억압하려 하면(날개옷 = 자유 또는 분화) 그 내면은 파국을 상징하는 원초적 공포의 원형으로도 설명이 가능할 것 같아요.
내면을 배반하면 그것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그 대상에 복수한다!
굉장히 유명한 설화라 아는 척 조금 ㅎㅎ
생각했네요
서양동화 빨간 두건(망토)도 오리지널은 공포 동화 죠^^